뉴스투데이강서영

흡입기로 '바지락 싹쓸이'…"생태계 파괴 우려"

입력 | 2020-06-11 07:38   수정 | 2020-06-1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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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바다 밑에서 어패류를 채취하는 잠수 어업인들이 호미와 갈퀴 대신 흡입기로 싹쓸이 조업을 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일반어선업 어민들은 불법이자 남획이라며 반발하고 있는데요.

잠수어민단체는 오히려 흡입기를 합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강서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잠수기 어선의 조업 현장.

자루에 한 가득 실린 바지락과 함께 원통형의 흡입기가 함께 올라옵니다.

흡입기로 물 속에서 바지락을 채취하는 모습입니다.

바지락과 뻘이 순식간에 빨려 들어갑니다.

뻘에 압력을 분사해 조개를 빨아들이는 이 장비는 남획과 생태계 파괴 우려가 있어 법으로 사용이 금지돼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같은 불법 조업은 잠수기 어민 사이에서 몇년새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올해만 해도 불법 조업으로 해경에 적발되거나 고발된 잠수기어선은 7척.

수년 간 잠수 어민의 강도 높은 불법 바지락 채취가 이어지자 인근 어촌계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어촌계 관계자]
″(흡입기 사용은) 생태계를 완전히 파괴시킵니다. (바지락) 자원 고갈을 시키고 있어요. 그래서 단속 기관에서 단속을 해달라는 것이고…″

그런데 잠수기수협은 오히려 흡입기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잠수어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잠수사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서라도 조업 시간 단축이 급선무라는 겁니다.

잠수기수협은 흡입기를 사용하는 대신 정해진 양만 채취하겠다며 매해 해양수산부에 규제 완화를 신청하고 있습니다.

[도연태/잠수기수협 조합장]
″10년 동안 (잠수부들의) 사망 사고가 15건, 후유 장애가 78건이에요. 농사를 호미나 쇠스랑으로만 지으라고 하면 지을 사람 하나도 없듯이, 수산업도 마찬가집니다. 여건이 안 되는 거죠.″

일반 어민들은 흡입기 합법화가 일부 업종에 대한 특혜라며 맞서는 상황.

하지만 해경은 현실적으로 모든 어선의 불법행위를 단속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이고 해양수산부와 전라남도등 수산당국도 흡입기 합법화에 대한 관리감독 권한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MBC뉴스 강서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