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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철진
"고통 견디다 못해"…창녕 소녀 '목숨 건' 탈출
입력 | 2020-06-12 06:35 수정 | 2020-06-12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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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남 창녕의 9살 소녀가 당한 학대는 알려진 것보다 더 참혹했습니다.
쇠사슬에 묶여 감금되는 끔찍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소녀는 목숨을 건 탈출을 감행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철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의붓아버지는 달궈진 프라이팬을 이용해 아이 손에 화상을 입혔습니다.
아이가 집을 나가겠다고 하자 지문을 없애겠다며 벌인 짓입니다.
친엄마는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으로 아이 발바닥에 화상을 입히는가 하면, 뜨거운 접착제를 뿌려 발등에도 상처를 냈습니다.
부부는 쇠막대기로 온몸과 종아리에 멍이 들 만큼 아이를 때렸고 물이 담긴 욕조에 머리를 담궈 숨을 못 쉬게 만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는 베란다에 쇠사슬로 아이 목을 묶어 자물쇠로 잠가놓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쇠사슬 등의 물품을 이미 압수한 상태입니다.
하루 한 끼 정도를 겨우 먹으며 다락방에서 사실상 감금 상태로 생활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때문인지 바로 옆집에 사는 이웃도 아이의 존재를 전혀 알지 못 했습니다.
[이웃 주민]
″2명은 봤는데 애들이 엄청 밝더라고요 걔들은.″
(학대 당한 아이는 못 보셨어요?)
″그 아이는 한 번도 못 봤습니다.″
(그 아이가 있다는 사실도 모르셨어요?)
″네.″
똑같은 구조의 집에 사는 이웃 주민의 협조를 얻어 살펴본 다락방은 그리 넓지 않은 실내에 야외 테라스가 있는 구조였습니다.
고통을 견디지 못한 아이는 베란다 옆 가파른 지붕을 통해 이웃집으로 넘어가 집 밖으로 탈출했습니다.
잠시 쇠사슬이 풀린 틈을 이용해 맨발로 4층 높이의 지붕을 넘나든 겁니다.
이웃집은 마침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었습니다.
집 근처를 배회하던 아이는 다행히 한 시민에게 구조되면서 지옥 같았던 삶에서 마침내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MBC뉴스 문철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