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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식중독 수사 착수…"의도적 폐기 아니었다"

입력 | 2020-06-29 06:14   수정 | 2020-06-29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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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짧은 기간 안에 신장을 망가뜨리는 이른바 ′햄버거병′을 포함해 집단으로 식중독 의심 증상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의 유치원 학부모들이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검사용 간식을 6일간 보존해야 하는데 일부 음식물을 제대로 보관해놓지 않은 데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자, 원장은 ″고의로 폐기한 게 아니″라며 ″책임을 다하겠다″고 사과했습니다.

윤상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안산의 사립유치원생에게서 식중독 의심 증상이 처음 나온 건 지난 12일.

이후 나흘 동안 40여 명의 아이들이 비슷한 증상을 보였지만 유치원이 학부모들에게 알린 건 지난 16일이었습니다.

[학부모]
″애가 병원 갈 때까지는 유치원에서 ″이런 증상이 있으니 조치 부탁한다″는 말을 전혀 못들었고요.″

식중독 의심 환자가 2명 이상 동시에 나올 경우 유치원은 관할 지자체에 이를 보고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유치원은 보건소에서 직접 연락이 올 때까지 이를 알리지 않았습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의 늑장 대응으로 사태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며, 원장을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학부모]
″무언가 큰 문제가 있을 거라는 내용을 (학부모들이) 즉시 (유치)원에 전달을 하셨습니다. 하지만 이후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는 수사를 통해서 명백히 밝혀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은 특히 아이들에게 제공한 모든 음식물을 6일간 보존하도록 한 규정을 어기고, 이 유치원이 궁중떡볶이와 군만두, 수박 같은 6건의 음식물을 보관하지 않은 데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184명이 다니는 이 유치원에서 식중독 의심 증상을 호소한 아이들은 111명.

이 가운데 15명은 용혈성요독증후군 이른바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고, 4명은 지금도 투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
″정말 안 좋으면, 앞으로 평생 투석을 받든가 신장 이식을 하든가 제대로 된 삶을 살 수 없다고 (병원에서) 얘기하더라고요.″

유치원 원장은 ″자신의 무지로 방과 후 제공되는 간식을 보존해두지 못했다″며 ″일부러 폐기한 것이 아니고, 분명하게 책임을 지겠다″ 고 밝혔습니다.

유치원이 제공한 다른 음식물과 조리 도구에서 감염 원인이 여전히 확인되지 않은 가운데, 경찰은 유치원을 방문해 CCTV 등을 확보해 위생 관리 전반을 확인해보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윤상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