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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민
"내 몸이 증거다"…12년째 호흡기 단 피해자의 오열
입력 | 2021-01-12 19:57 수정 | 2021-01-12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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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오늘 재판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지켜 봤습니다.
살균제가 피해를 일으켰다고 입증하기 어려우니 무죄라는 판결에 그럼, 멀쩡했던 내 가족은 왜 죽었는지 나는 지금 왜 산소통을 달고 사는지 법원은 그걸 설명해 보라면서 오열 했습니다.
이재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한 명 한 명 세상을 떠나거나 심한 후유증으로 10년 넘게 고통받고 있는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옥시·롯데마트·홈플러스에 이어 또 다시 유죄 판결이 나오거라 믿었지만 결과는 기대와 달랐습니다.
옥시, 이마트 제품과 함께 애경에서 만든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가 12년째 산소 공급 장치를 달고 있는 조순미 씨는 살균제를 손에 쥐고 오열했습니다.
[조순미/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일, 그것이 다 증거인데 그 증거조차 인정하지 못하는 사법부나 가해 기업이나 정부나 다 받아들이지 못하고 용서할 수 없습니다.″
SK케미칼과 애경이 만든 제품을 쓴 뒤 폐병과 싸우다 지난해 8월 숨진 박영숙 씨.
유족은 미진했던 사회적 참사 위원회 조사에 이어 법원에서마저 외면당했다는 생각에 울분을 토합니다.
[김태종/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남편]
″(아내가) 열여섯 번째 중환자실에 있다가 이번에 중환자실 나오지 못하고 사망을 했어요. SK·애경 경영진들, 6개월만 한번 쐬어 보라 이거예요. 당신들 몸에 이상이 없나.″
피해자들은 단지 성분이 다르다는 건 무죄의 이유가 되기 부족하다고 주장합니다.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결과일 뿐이라는 겁니다.
[장동엽/참여연대 선임 간사]
″의학적으로 충분히 검증하면, 유죄 입증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정말 사법부의 기만이라고 생각합니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SK케미칼과 애경 제품을 사용했다고 신고한 사람 중 사망자는 지금까지 10명이 넘습니다.
일부 유가족들은 판결대로라면 ″죽인 사람 없이 죽은 사람만 있는 자연사냐″고 호소했습니다.
MBC뉴스 이재민입니다.
(영상취재: 방종혁, 노성은 / 영상편집: 문명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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