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자신과 어린 동생을 위해서 무료로 치킨을 먹게 해 줬던 사장님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겨있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 마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재휘 씨는 며칠 전 뜻밖의 소식을 접했습니다.
1년 전 우연히 만났던 두 형제.
그중 맏이 18살 A 군이 프랜차이즈 본사에 감사 편지를 보내왔다는 겁니다.
박 씨는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박재휘/치킨 가게 운영]
″(코로나19 때문에) 장사가 너무 안 됐어요. 그래서 너무 답답하니까 가게 앞에 나와서 밤하늘을 쳐다보고 있었는데 (동생이) 치킨 치킨 소리를 치더라고요 (형은) 주먹을 꽉 쥐고 있고 (무슨 상황인지) 100% 이해가 가더라고요 그래서 들어오라고 했고…″
쭈뼛쭈뼛하던 형이 어렵게 내뱉은 말.
[박재휘/치킨 가게 운영]
″(형이) 5천 원밖에 없다, 5천 원어치만 먹을 수 있냐고…″
미안한 듯, 불안한 듯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을 보며 박 씨는 가슴이 저려왔습니다.
사연은 이랬습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A군과 7살 어린 동생은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와 살고 있었습니다.
그날은 동생이 유독 치킨이 먹고 싶다며 심하게 졸라댔고 이를 보다 못한 형이 꼬깃꼬깃하게 아껴둔 5,000원을 꺼내서 동생 손을 잡고 거리로 나선 겁니다.
하지만, 5,000원짜리 치킨을 파는 곳은 없었고 여러 가게를 전전하던 형제는 이윽고 박 씨의 가게에 다다랐습니다.
[박재휘/치킨 가게 운영]
″애들이 얼마나 (치킨이) 먹고 싶으면… 가슴이 찢어지죠″
박 씨는 A 군이 수줍게 내민 5,000원을 받고 형제를 배웅했습니다.
[박재휘/치킨 가게 운영]
″또 배고프면 언제든지 찾아와라. 닭은 원하는 만큼 줄 수 있으니까″
이후 동생만 몇 번 더 와서 치킨을 먹고 가다 미안함 때문인지 동생마저 발길을 끊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흐른 건데요.
형인 A 군이 손 글씨로 꽉 채운 A4용지 2장의 분량의 편지에는 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는지 지금도 생생히 기억난다며 자영업자들이 힘들다는 뉴스를 보고 잘 계신지 궁금하고 걱정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박재휘 씨는 A 군의 진심에 큰 위로를 받았습니다.
[박재휘/치킨 가게 운영]
″편지 써준 거 다 읽어 봤어 멋진 사람이 되겠다는 부분이 오히려 더 고맙고 힘 많이 얻었어요. 정말 힘이 되더라고요. 너 사는 계획도 듣고 싶고 뭘 하고 싶어 하는지도 궁금하고 하니까 한 번 왔으면 좋겠어.″
오늘 이 뉴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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