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의표

'눈 폭탄'에 수백 대 고립…기름 동날까 11시간을 '오들오들'

입력 | 2021-03-02 20:27   수정 | 2021-03-0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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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강원 동해안 지역에 기습적으로 내린 폭설 관련 소식입니다.

진부령에 1미터 가까이 내릴 정도이다 보니 수 많은 차량이 도로 위에 고립돼 버렸습니다.

길게는 11시간 넘게 차에 갇혀 있었다는 운전자도 있습니다.

먼저, 홍의표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고속도로가 주차장으로 변했습니다.

지붕에 한가득 눈이 쌓인 차량들이 몇 시간씩 그대로 멈춰 섰습니다.

끝없이 늘어선 차량 행렬에 제설차까지 함께 고립됐습니다.

눈 속에 묻혀 시동이 꺼진 차량 때문에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 채 갇혀 버린 겁니다.

[박승연(전화)]
″(멈춘 차량에) 기름이 없는지 모르겠는데 시동도 꺼놓고 있더라고요. 점점 막히다 보니까 제설차량도 아예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거죠.″

자칫 기름마저 다 동이 날까, 아예 시동을 끄고 운행을 포기한 채 갓길에 차량을 버려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위지현(전화)]
″(차량이) 한번 섰는데 그 뒤로는 못 빠져나오는 거죠, 차들이. 체인을 안 끼셨던 그런 분들인 것 같아요.″

대책 없이 쌓이는 눈을 치우겠다고 아이들 장난감까지 동원한 상황.

오랜 정체에 그때그때 눈을 치우며 차량을 빼는 상황이 이어집니다.

[손홍욱(화상 인터뷰)]
″지금 차들이 앞으로 진행도 할 수 없고요, 아이들 데리고 먼저 걸어서 도보로 이동하는 사람도 많이 봤고요.″

결국, 밤 9시에 ′비상대응 2단계′가 내려졌고 주변 군 장병 2백여 명까지 급히 제설 작업에 투입됐습니다.

도로에 쌓인 눈을 넉가래로 치우고, 바퀴가 헛도는 차량도 밀어줍니다.

진입이 통제된 고속도로 대신 국도로 들어온 차량들도 고립된 건 마찬가지.

기름이 떨어지기 전에 눈 속을 헤치며 수백미터 떨어진 주유소로 향하기도 했습니다.

[강희라(전화)]
″기름은 조금 있었는데 언덕 위에 주유소 있어서 (남편이) 걸어가서 사왔어요. (주유소에서) 마지막으로 샀대요.″

눈길을 빠져나가려고 부랴부랴 스노체인을 달고 포크레인까지 동원된 끝에 고립된 차량은 한 대씩 겨우 빠져나갔습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와 동해선 속초 IC 구간을 중심으로 어제 오후부터 고립된 차량은 7백여 대에 달합니다.

끔찍했던 도로 상황은 거의 11시간이 지난 오늘 새벽 2시가 다 돼서야 풀렸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취재: 박민석, 김종윤(강원영동) / 영상편집: 양홍석 / 영상제공: 박승연 손홍욱 강희라 위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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