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단독] '공항도시' 발표 며칠 전…공무원 일가의 절묘한 땅 매입

입력 | 2021-03-31 20:47   수정 | 2021-03-31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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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신도시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 땅값은 치솟습니다.

LH 직원들은 땅값이 오르기 전에 미리 절묘하게 땅을 사들였죠.

지금부터는 한 정부부처 5급 공무원이 사들인 땅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가족과 지인들을 총동원해서 10억 가까이 투자했는데, 땅을 산 시점이 절묘했습니다.

먼저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근처의 농지입니다.

폐비닐만 쌓여 있습니다.

[농민]
″지나가 보면 농사는 안 짓고 뭐 심어 놓고 비닐만 펄럭거리고 그러더라고요.″

이 땅의 주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5급 공무원 A씨의 남편입니다.

2018년 3월 3일, A씨의 남편, 딸, 여동생의 남편이 함께 2천9백 제곱미터 농지를 5억 1천만 원에 사들였습니다.

주변 농민들은 이상하게 생각했다고 합니다.

[농민]
″여기는 건물도 못 짓고 투자도 못 하지 않느냐고. 전부 다 농사밖에 못 짓는데. 여기는 농사지어도 지하철이 가기 때문에 지하수도 못 파요 여기는.″

그런데 나흘 뒤인 3월 7일.

서울시가 이 일대 개발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김포공항 근처를 국제교류의 거점이 되는 공항복합도시로 개발하겠다는 청사진이었습니다.

다시 엿새 뒤인 3월 13일.

공무원 A씨 일가족은 땅을 더 사들였습니다.

딸, 동생, 남편의 조카와 함께, 3천5백 제곱미터, 4억 6천만 원어치를 더 산 겁니다.

이번에는 A씨의 직장동료인 과기부 4급 공무원의 배우자도 공동 소유자로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들 7명이 사들인 땅의 매입 금액은 모두 9억 7천만 원에 달합니다.

이들이 땅을 사들이고 아홉 달 뒤인 2018년 12월.

직선거리 2킬로미터 떨어진 인천 계양이 3기 신도시로 지정됐습니다.

이곳과 9호선 김포공항역을 잇는 ′슈퍼 BRT′, 즉 급행버스 노선도 발표됐습니다.

[공인중개사]
″여기가 인천 계양 신도시, 마주보는 여기가 부천 대장 신도시인데, 토지 투자에 관심 많으신 분들은 투자할 수밖에 없죠.″

매입 당시 3.3제곱미터에 60만 원 정도 하던 땅값은, 잇따른 개발 계획으로 현재 두 배 정도로 올랐습니다.

MBC 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한재훈 / 영상편집: 이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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