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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현
학대 의심돼도 돈 내고 봐라?…"보호자에겐 CCTV 공개"
입력 | 2021-04-14 20:27 수정 | 2021-04-14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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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린이집의 학대를 의심한 부모가, CCTV 영상을 보여 달라 했더니 경찰은 등장한 사람들 동의서 다 받고 모자이크 하는데 1억 원이 든다고 거부한 일이 있습니다.
물론, 매우 이례적인 사례인데요.
이제 관련 규정이 바뀌어서 보호자가 모자이크 처리가 안 된 CCTV 영상의 원본을 볼 수 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지난 2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벌어진 대규모 아동학대 사건.
확인된 학대 사례만 250건이 넘습니다.
결정적 증거는 부모들이 확보한 CCTV였습니다.
하지만 쉽진 않았습니다.
[피해 어린이 보호자]
″저희도 이게 증거가 있어야 되잖아요. 그런데 못 찍게 하더라고요. 그래서 몰래 몇 컷을 찍었죠.″
학대가 의심돼 CCTV를 보자고 요구해도, 어린이집들은 공개를 꺼립니다.
핑계는 개인정보보호입니다.
모자이크를 해야 한다며 수천만 원을 요구한 사례도 있습니다.
너무 과하게 모자이크 처리를 해, 알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지훈/피해자 측 변호사]
″피해 아동을 제외한 모든 부분이 이게 무언가 싶을 정도로 전체가 모자이크였어요. 사실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었어요.″
심지어 경찰도 돈을 요구합니다.
영유아보호법은 보호자가 원본 영상을 열람할 수 있다고 돼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메뉴얼은 영상에 등장한 모든 사람들, 심지어 학대 가해가 의심되는 피의자의 동의까지 받아오라고 돼있습니다.
동의를 못 받으면 보호자가 모자이크 비용을 내야 하는데, 경찰이 1억을 요구한 사례도 있습니다.
결국 정부가 지침을 다시 정했습니다.
아동학대 피해가 의심되면 부모는 어린이집 CCTV 원본을 열람할 수 있고, 어린이집은 개인정보보호를 핑계로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모자이크할 필요가 없다고 정했습니다.
다만 영상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반출할 때는 여전히 모자이크를 하게 했습니다.
[김직동/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과장]
″실제적으로 내가 필요한 부분만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면, 모자이크 처리 비용이 그렇게 비싸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자이크를 어느 정도로 할지는 부모와 어린이집이 협의하도록 정해, 여전히 분란의 소지는 있어 보입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편집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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