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박에 돌풍 속 강행…中 산악마라톤 21명 숨져

입력 | 2021-05-23 20:15   수정 | 2021-05-23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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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중국 간쑤성에서 열린 산악 크로스 컨트리 대회에서 선수 21명이 숨졌습니다.

선수들 대부분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는데요.

경기를 시작하고 급변한 날씨는 영하로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경기 전 간쑤성 기상국이 기상이변을 알렸지만, 대회는 강행됐습니다.

베이징에서 김희웅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중국 북서쪽 간쑤성 황하석림 관광지역 오늘 새벽입니다.

″누구 있어요?″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습니다.

″위로 계속 가봅시다″

움직이지 못하고 있던 사람 한 명을 찾았습니다.

두꺼운 옷으로 감싸고 들것에 눕힙니다.

″천천히 천천히″

본격 실종자 수색이 시작되기 전.

머리에 심한 부상을 입은 채 몸을 기대고 겨우 앉아있는 사람.

바닥에 쓰러져 이미 의식을 잃은 듯한 사람도 보입니다.

서로 몸을 최대한 붙이고 사람들이 앉아있는데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서 몸을 은박 보온 옷으로 덮었습니다.

백KM 크로스컨트리 산악 구간 경기는 어제 오전 시작됐습니다.

선수들은 힘차게 달려나갔습니다.

그런데 20KM 구간을 지나는 때 날씨가 돌변했습니다.

″열두시쯤 갑자기 우박이 내리고 돌풍이 불더니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간 거 같아요″

험난한 고산지역에서 갑자기 맞닥뜨린 악천후에 선수들 일부는 경로를 이탈했습니다.

체력이 소진됐고 급격한 저체온 증상이 찾아왔습니다.

의식이 없고 입에 거품을 물고 있다. 빨리 와서 구해 달라. 참가자들의 단체 대화방엔 긴급 상황이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경기가 중단되고 구조대가 투입됐지만 산 속에서 신호도 잘 잡히지 않아 위치 파악이 늦어지면서 이미 어제 저녁 16명이 사망했습니다.

실종된 다섯명도 목숨을 잃어 참가자 172명 가운데 21명이 숨졌습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김희웅입니다.

(영상편집: 권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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