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전문가도 30억 날렸다…가진 돈의 '100배 투자' 코인 시장

입력 | 2021-05-27 20:27   수정 | 2021-05-27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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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자기가 가진 돈보다 더 많은 돈을 빌려서, 투자하는 걸, 지렛대라는 뜻의 ′레버리지′ 투자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요즘 가상자산 시장에서 가진 돈의 최고 100배를 빌려 투자하는 게 유행이라고 하는데요.

단 하루 만에 전부를 날릴 수도 있는 위험한 도박이나 다름없지만, 규제가 없습니다.

김민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가상자산 전문 유튜버 고란 씨가 지난주 글을 올렸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가격이 30% 이상 떨어질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청산을 당했다고 썼습니다.

고 씨가 글을 쓴 19일은 ′검은 수요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이 일제히 폭락한 날이었습니다.

고 씨가 이용한 투자법은 가상자산 담보 대출 투자입니다.

가진 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굴릴 수 있지만, 코인 가격이 폭락하면 모든 걸 잃을 수도 있습니다.

고 씨는 이날 하루에만 30억 원 넘게 잃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 씨는 ″알기 쉬운 경제뉴스를 표방했는데, 최근 코인 시장 과열에 치우쳤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코인 시장에서는 이것보다 훨씬 위험한 투자도 많습니다.

[가상자산 유튜버]
″60배 가지고 장난합니까. 100배! 남자가 이 정도 배포는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100달러의 100배면 얼마죠. 만 달러.″

레버리지 100배를 사용하면 1%만 올라도 원금의 2배를 벌 수 있지만, 거꾸로 1%만 떨어져도 원금을 모두 날리게 됩니다.

아슬아슬한 도박판이나 다름없습니다.

[가상자산 투자자]
″′오르겠다′ 이거에다 레버리지 높여가지고 들어간다, 이건 진짜 도박밖에 안 되는 거거든요. 저도 지금 도박하고 있는 거예요.″

국내보다는 해외 거래소들이 문제입니다.

이들은 한글 서비스까지 하며, 국내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파생에 파생을 거듭하며, 원금의 1천 배까지 투자하는 상품도 있습니다.

이런 레버리지 투자가 판을 치면, 다른 투자자들도 위험해집니다.

코인 가격이 떨어져 줄줄이 청산당하면, 코인 시장이 연쇄반응으로 대폭락하는 겁니다.

미국 CNBC 방송은 지난주 코인 가격 급락의 원인이 ″중국의 규제, 일론 머스크, 그리고 개인들의 위험한 레버리지 투자″라고 분석했습니다.

[홍기훈/홍익대 교수]
″시장이 한번 하락하기 시작하면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유동성으로 인해서 손실이 더 커지기 때문에 그 문제를 심화시키는 역할을 하거든요.″

지난주 전 세계에서 80만 개의 계좌가 연달아 강제청산당하면서, 레버리지 투자금 13조 원이 날아갔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났습니다.

MBC 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이주혁 /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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