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도세 올려 다주택자 압박했지만매도 대신 증여 선택

뉴스데스크차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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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내일부터 다주택자의 양도세가 크게 오릅니다.

집이 여러채 있는 사람들은 앞으로 집을 팔때 양도 소득세를 지금보다 더 많이 내야 하는데요.

그래서 양도세가 오르기 전에 다 주택자들이 집을 많이 처분 할거다.

이게 정부의 기대였는데, 여분의 집을 파는 대신, 자녀들에게 물려 준 것으로 드러 났습니다.

차주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염창동의 한 아파트.

한 달 전 5억4천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시세는 10억 원이 넘는데, 반값에 신고한 겁니다.

서울시는 매매를 가장한 증여를 의심하고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공인중개사]
″양도세 때문에 그런 거예요. 좋게 말하면 절세, 나쁘게 말하면 탈세.″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내는 양도세율이 내일부터 10%포인트씩 오릅니다.

규제지역 최고 세율은 2주택자 65%, 3주택 이상 75%가 됩니다.

정부는 양도세를 올리면, 그 전에 다주택자들이 미리 집을 팔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실제로는 어땠을까?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작년 12월 이후 계속 감소해, 지난달 바닥을 찍었습니다.

반면 증여가 크게 늘어, 두 달 연속 3천 건을 넘었습니다.

다주택자들은 여분의 집을 파는 대신, 자식이나 배우자에게 물려준 겁니다.

다주택자가 10억원에 산 서울 아파트를 17억 원에 팔면 세금이 얼마나 나올까?

오르기 전인 오늘까지는 양도세 3억3천만 원, 내일부터는 4억 원입니다.

그런데 팔지 않고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2억7천만 원으로 오히려 양도세보다 적습니다.

자녀에게 증여하면 증여세 4억8천만 원이지만, 집 부자들은 언젠가 자식에게 물려줄 거 미리 물려준 것으로 보입니다.

[우병탁/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언젠가는 같은 규모의 재산을 증여해 주거나 혹은 장기적으로 상속해 줄 때 결국 내야될 돈이라는 인식이 굉장히 컸던 거고요.″

집 부자들이 집을 팔지 않은 건, 집값이 계속 오를 거라는 확고한 믿음 때문이기도 합니다.

다주택자들의 확고한 믿음과 버티기에 비하면, 정부 정책은 그렇게 확고해 보이지 않습니다.

MBC뉴스 차주혁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이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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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올려 다주택자 압박했지만…매도 대신 증여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