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세로

[집중취재M] '내 집'이 892채…가압류 중에도 집 사들인 '빌라왕'

입력 | 2021-06-07 20:46   수정 | 2021-06-07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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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서민 주거난 해소를 위해 각종 혜택을 주며 장려 했던 임대 사업자 제도.

그 부작용이 심각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전세 보증금을 돌려 받지 못하는 세입자가 속출 하고 있는 건데요.

자기 돈은 거의 안 들이고 빌라 수 백채를 사들인 뒤 세입자 들을 울리고 있는, 이른바 ′빌라왕′ 들을 오늘부터 집중 해부 하겠습니다.

오늘은 9백채 가까운 집을 가진 국내 1위 김모씨 얘긴데요.

전세금을 내주지 못해서 압류가 잇따르는 가운데에도 계속 빌라를 사들일 만큼 대담했습니다.

먼저 김세로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서울 금천구의 한 주거용 오피스텔.

이 신혼부부는 전세보증금 1억5천만원을 돌려받지 못해 8개월째 이 곳에 발이 묶였습니다.

[5층 전세입자 (신혼부부)]
″(아이 때문에) 새로운 전셋집 가면서 그 쪽에 계약금 걸어야 하는데, 1천200만원 걸고 날렸죠.″

윗집은 아예 집주인을 상대로 소송에 들어갔습니다.

[6층 입주민 (직장인)]
″만기가 지나자마자 (전세금 반환) 소송을 시작했는데 아직까지도 안 끝났어요.″

집주인 때문에 전체 열네집 가운데 열세집에는 100억원대 가압류가 걸리고, 열집은 경매로 넘어간 겁니다.

건물주인 집주인은 올해 42살인 김 모씨.

세입자들은 김씨 본인은 아예 연락이 안 되고, 김씨의 대리인과 어렵사리 통화가 돼도 어이없는 말만 들을 뿐입니다.

[2층 입주민 (공시생)]
″가압류가 걸렸는데 어떡하냐고 얘기했더니 ″(세입자를) 구해오면 풀어주겠다″고…″

댄스 강사 출신인 김씨는 한두채씩 빌라를 매입하다, 5년 전 임대사업자로 변신했습니다.

본인과 어머니 서모씨 이름으로 사들인 집만 892채.

그런데 이 집들 가운데, 이들 모자가 보증금을 주지 않아 주택도시보증공사 HUG가 대신 내준 보증금만 186억원.

공사 측이 이 돈을 받기 위해 가압류를 걸면서, 세입자들만 피해를 보게 된 겁니다.

[최 모 씨/2억5백만 원 보증금 피해]
″아예 전화를 안 받아요. 처음에는 잠이 안 오는 거예요. 어떻게 그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대신 준 보증금 가운데 김씨가 스스로 갚은 건 21%인 34억원 뿐.

그러면서도 집은 계속 사들였습니다.

전세금을 못 줘 문제가 불거진 2019년 4월 이후에도, 김씨가 더 사들여 세입자까지 들인 집이, 확인된 것만 8챕니다.

[OO빌라 입주민]
(선생님은 여기 이사를 언제 오신 겁니까?)
″작년에 왔는데? 작년 7월에…″

최근에는 세입자들이 전세계약금을 낸 이후 가압류 사실을 뒤늦게 알고 계약 취소를 요구했지만, 김씨가 거부했습니다.

[오 모 씨/1천2백만 원 계약금 피해]
″짐은 다 뺀 상태인데, 이사도 못하고 여관방에서 생활도 하고, 아기까지 있으니까 너무 힘들고…″

어머니 서씨 집들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세입자-집주인 서OO 통화]
″저희 세입자들은 그 보증금 하나로다가…″
(잘 되겠죠, 뭐.)
″잘 되겠죠라뇨? 계약 만료된 지 한 달 반이나 지났는데…″

세입자들의 원성이 빗발치는 가운데, 김씨는 작년 12월엔 한 인터넷 매체와 인터뷰까지 했습니다.

자신의 원칙은 신뢰와 정직, 그리고 역지사지라며, 한국 주택시장에서 빌라가 제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보증금도 계약금도 건질 방법이 없는 세입자들은 허탈할 뿐입니다.

[장 모 씨/2천8백만 원 계약금 피해]
″포기를 하게 돼요. 우리나라 법으로는 이게 안 되겠구나…″

MBC뉴스 김세로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김재현 / 영상편집: 김하은)

대한민국 나쁜 집주인 리포트 인터랙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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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학회-SNU팩트체크센터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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