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조희형

'절반' 놔주고 '5배' 놔주고…정량 못 맞춘 백신

입력 | 2021-06-12 20:10   수정 | 2021-06-12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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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접종 기관인 인천의 한 병원이 일부 환자들에게 백신 권고 용량의 절반만 접종한 사실이 적발됐습니다.

이 병원 측은 적은 용량을 접종하는게 효과나 안전성에 더 좋을 것 같아서 그랬다고 해명했는데요.

이미 절반용량의 백신을 맞은 사람들은 다시 맞아야 하는걸까요.

조희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위탁접종 기관인 인천 남동구의 한 병원.

676명이 이 곳에서 백신을 맞았는데, 이달 초 관할 보건소에 황당한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정해진 백신 용량의 절반만 맞췄다는 것.

[인천시청 관계자]
″(예방접종) 지침에는 0.5밀리리터 투여해야 되는데 ′난 이런 질환이 있어서 적게 투여받았다. 이래도 되는 건지?′(이런) 민원 신고도 들어가고 했었나봐요.″

방역당국 조사에서 실제로 이 병원 의사 한 명이 권고 용량의 절반인 0.25~0.3ml만 주사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 40여 명이 1차 접종에서 ′절반 용량′만 맞았습니다.

이 의사는 절반 용량을 맞으면 이상반응도 적고 더 효과적이라고 환자들에게 설명했습니다.

[병원관계자]
″가디언지나 외국 기사에서 저용량으로 처음에 접종하고, 2차에서 풀 용량(정량)을 맞았을때 효과가 더 좋다, 그런 얘기도 있더라고요.″

식약처는 1차 접종량을 줄였을 때 효과가 더 좋았다는 연구결과도 있었지만 이는 검증되지 않았다며, 당초 0.5ml씩 2회 접종하는 방식만을 허가했습니다.

방역당국은 이 병원이 예방접종 지침을 어겼다며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법적 조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다만 정해진 용량의 절반 이상을 접종했다면 재접종은 하지 않을 방침입니다.

전북 부안군의 한 위탁기관에선 어제 30대 남성 5명이 정량 5배가 넘는 얀센 백신을 맞고 병원으로 이송됐습니다.

이 가운데 1명은 한 때 고열 증상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접종률이 22%를 넘어서는 등 접종이 빨라지면서 사고도 잇따르자 질병청은 반드시 정량을 접종하고, 오접종에 주의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공장에서 제조 과정 중 문제가 생겨 폐기된 얀센 백신은 국내 도입 물량 중엔 없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조희형입니다.

(영상취재: 김희건/영상편집: 류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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