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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희
사람 구하러 불길 뛰어들었다가…막내 소방관 끝내 순직
입력 | 2021-06-30 20:30 수정 | 2021-07-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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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울산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들이 가까스로 건물에서 뛰어내려서 탈출했다는 소식을 전해드렸죠.
화상을 입어서 치료를 받던 스물아홉 살 노명래 소방사가 안타깝게도 오늘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쿠팡 화재 현장에서 고 김동식 대장이 숨진 지 불과 십여 일 만에 또 한 명의 구조대원을 떠나 보내게 됐습니다.
저희가 어제 화재 당시 영상을 입수했는데,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소방관들의 헌신을 보여드리기 위해서 이 영상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김문희 기자의 보도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시뻘건 불길이 걷잡을 수 없이 뿜어져 나옵니다.
구조대원 5명은 또다시 불이 난 건물도 진입했습니다.
잠시 뒤 3층 미용실에서 헤어스프레이 통이 폭발한 듯 불길은 다시 거세졌습니다.
유리창을 깨고 몸을 반쯤 내민 구조대원들이 급히 도움을 요청합니다.
1층에 있던 동료들은 연신 물을 쏘며 뛰어내리라 다급히 손짓합니다.
서둘러 사다리를 펴고 바닥에는 에어매트를 깔았습니다.
″뛰어내려, 뛰어내려.″
뿜어져 나오는 농염.
구조대원 한 명이 먼저 몸을 던집니다.
3층 높이에서 떨어지면서 헬멧은 벗겨지고 온몸으로 충격을 받아야 했습니다.
또 한 명이 자일을 잡고 뛰어내립니다.
작은 간판을 딛고 충격을 줄이고 등으로 떨어집니다.
매트 끝자락으로 떨어지자 다른 구조대원이 간신히 잡아줍니다.
이제는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상황.
남아있는 구조대원들은 마지막 힘을 다해 몸을 던집니다.
구조대원들은 아직 건물에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듣고 다시 불 속으로 뛰어들었습니다.
공포스런 불길, 뜨거운 열기에 화상을 입고 바로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순간에도 시민을 구하고자 했던 구조대원들.
여기에는 29살 노명래 소방관이 있었습니다.
임용된 지 이제 1년 6개월.
노 소방관은 등과 팔에 중상인 2도 화상을 입은 채 가까스로 탈출했습니다.
곧바로 부산의 한 화상전문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시작했지만 끝내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혼인신고를 마치고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을 넉 달 뒤로 미뤄야 했던 아내는 울음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특전사 출신으로 지난해 특채로 임용된 막내 노 소방관은 1년 반 동안 크고 작은 현장에서 몸을 사리지 않았습니다.
[김태민/울산중부소방서 구조대]
″고된 훈련이나 출동에도 마다 하지 않고 항상 적극적으로 (일했고)… 퇴근하고도 혼자 더 훌륭한 구조대원이 되고 싶어서 노력을 엄청 많이 했습니다.″
꿈을 다 펼치기도 전에 맞은 그의 죽음에 동료들은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울산소방본부는 노 소방관의 영결식을 지원하고 1계급 특진을 추서할 계획입니다.
MBC뉴스 김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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