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혜연

"불 난 LG공장 지붕까지 뚫려"…총까지 든 남아공 주민들

입력 | 2021-07-14 20:00   수정 | 2021-07-14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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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폭동 사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습니다.

약탈 과정에서 사람들이 몰려 압사하는 등 사망자만 70명이 넘었고, 일부 주민들은 스스로를 지키려고 직접 총까지 들었습니다.

현지 상황 어떤지, 서혜연 기자가 교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삼성전자 물류센터로 추정되는 건물 위로 시뻘건 화염과 검은 연기가 피어오릅니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약탈과 방화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LG전자 공장 주변엔 약탈당한 전자제품의 상자와 스티로폼이 어지럽게 널려 있습니다.

교민들이 운영하는 사업체도 타격을 입었습니다.

[이광전/남아공 더반 한인회장]
″LG 같은 경우는 뉴스에서 보니까 천장 지붕까지 완전히 다 구멍이 뚫렸더라고요. 전소가 되어가지고… (뉴스에서 보니) 제가 다니던 회사 건물이 불타고 있는 게 보이더라고요.″

남아공 전역에서 2백여 개 쇼핑몰이 초토화됐습니다.

그나마 물건이 일부 남아 있는 마트 앞엔 생필품을 구하려는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이광전/남아공 더반 한인회장]
″생활필수품이 준비가 안 돼 있어요. 먹을 것도 없는 상태고… 수도도 몇 곳은 벌써 물이 공급이 차단이 돼서 고생하시는 분들이 있고…″

경찰에 이어 군인 2천5백 명까지 투입됐지만 관공서 위주로 배치돼, 치안 유지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총기와 야구방망이까지 들었습니다.

[이광전/남아공 더반 한인회장]
″저도 어젯밤에 새벽에 나가서 경계하고 왔는데요. 바리케이드 세울 수 있는 그런 것을 설치해서 (폭도들이 못 오게) 통행 제한을 하고 있어요. 일부 사람들은 사실 무장까지 했어요. 총기 휴대가 가능하기 때문에…″

LG와 삼성이 있는 더반 지역이 가장 심각하지만 폭동 사태는 요하네스버그 등 전역으로 번지고 있어 교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전소영/남아공 한인회 부회장]
″지금까지 10년 넘게 살면서 이런 적은 없었는데 지금은 밖에 나가는 것도 사실 많이 불안하고 긴장되고 힘들고…″

아직까지 교민들의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하지만 이번 폭동으로 지금까지 72명이 숨지고, 1천2백여 명이 체포되는 등 사태는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혜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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