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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장훈
'레슬링 맏형의 뜨거운 눈물' "이젠 물려줘야죠"
입력 | 2021-08-03 22:37 수정 | 2021-08-03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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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레슬링 류한수 선수의 마지막 올림픽 도전은 아쉽게 16강에서 마무리됐습니다.
준비 과정에서의 불운을 탓하지 않고 모든 게 자기가 부족했다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현지에서 손장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1회전은 압도적이었습니다.
경기 시작 2분 22초 만에 테크니컬 폴승.
하지만 16강에선 초반부터 고전했습니다.
세계 2위 이집트 이브라힘에게 눈 깜짝할 사이에 4점을 허용했고…
곧바로 두 점을 더 내주며 1분도 안 돼 6대0으로 끌려갔습니다.
그래도 류한수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수야 괜찮아! 할 수 있어!″
마지막 16초를 남기고 1점차까지 추격했습니다.
″한수야! 2점 따야 돼! 2점 따야 이겨!″
하지만 극적인 뒤집기엔 실패했고, 류한수는 매트에 드러누워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올림픽에 나오지 못한 후배 김현우에게 약속을 못 지켜 미안하다며 눈물도 쏟았습니다.
[류한수/레슬링 대표팀]
″현우야! 형이 너 대신에 금메달 따서 네 (태극기) 세리머니 해주려고 했는데 못해서 미안하다.″
모든 대회 메달을 목에 걸어봤지만 유독 올림픽과는 인연이 없었던 류한수.
5년 전 리우에선 애매한 판정으로 5위에 그쳤고, 이번엔 코로나 감염으로 대회 개막 100일 전에야 겨우 회복했습니다.
대진 추첨 역시 운이 따르지 않아 다른 선수들보다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했지만 류한수는 어떤 변명과 핑계도 대지 않았습니다.
[류한수/레슬링 대표팀]
″그것도 뚫어냈어야 하는데 제가 부족했으니까 진 거 같습니다. 그게 서운하다고 하면 발전이 없는 삶을 살겠죠. 더 노력했어야 하는데 준비가 덜 됐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미련없이 올림픽을 떠나보냈습니다.
[류한수/레슬링 대표팀]
″이번 기회로 살아가면서 제가 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공부도 되게 많이 됐던 것 같습니다. (이제) 나이가 너무 많습니다. 좋은 후배들한테 잘 물려줘야죠.″
온갖 악재와 불운 겪고도 끝까지 의연했습니다.
류한수가 보여준 불굴의 의지는 승패를 넘어 깊은 감동을 남겼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손장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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