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송기성

"감독님 하늘에서 보고 계시죠?"…휠체어 농구팀의 투혼

입력 | 2021-08-26 20:31   수정 | 2021-08-26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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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도쿄 패럴림픽에서 우리 대표팀이 20년 만에 출전권을 따낸 종목이 있습니다.

바로 휠체어 농구인데요.

12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었던 한사현 감독이 출전권을 따낸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리 선수들은 4강 진출이라는 감독님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코트에서 온몸을 던졌습니다.

도쿄에서 송기성 기자가 전해 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상대는 지난 대회 은메달을 따냈던 스페인.

하지만 선수들은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2000년 패럴림픽 출전 당시 29살이던 김호용은 쉰 살에 다시 밟은 패럴림픽 무대에서 대표팀의 감격적인 첫 골을 성공시켰습니다.

압도적인 체격의 상대와 맞서기 위해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과감하게 부딪혔고 한 번 더 몸을 날리고 한 번 더 휠체어를 굴렸습니다.

벤치에 있는 선수들도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리고 경기 내내 모두가 머릿속에 한 사람을 떠올렸습니다.

지난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 한사현 감독.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채 선수들과 함께 패럴림픽 출전권을 따냈지만 코로나로 대회가 1년 연기되면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故 한사현 감독 (지난 2018년)]
″굉장히 오랜 기간 동안 합숙에 어쨌든 몸이 많이 지쳤을텐데…조금만 더 힘내고…대한민국 선수단 파이팅!″

고인의 목표였던 ′4강 진출′을 위해 선수들은 코트 위에 모든 걸 쏟아냈습니다.

[김동현/휠체어 농구 대표팀]
″감독님께서 이만큼 국가대표 선수들을 키워오셨어요. 같이 단결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많이 생겼어요.″

[조승현/휠체어 농구 대표팀]
″하늘에서 저희를 지켜보고 계신 한사현 감독님도 계시고, ′우리가 그 몫까지 열심히 파이팅있게 하자′ 이렇게 얘기하고 나왔어요.″

4쿼터 한때 스페인을 2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1차전 결과는 아쉽게도 패배.

그래도 좌절하지 않았습니다.

서로를 격려하고 응원하며 다시 일어섰습니다.

내일은 휠체어 농구 한일전이 예정돼 있습니다.

선수들은 고 한사현 감독과의 약속, 또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승리 이상의 멋진 승부를 준비 중입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송기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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