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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현승
'역주행에 돌연사까지'‥일본 '고령 운전'에 골치
입력 | 2021-09-25 20:21 수정 | 2021-09-25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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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에선 고령 운전자들의 사고 문제가 갈수록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도로를 역주행하거나 운전 중 돌연사로 사고를 내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여러 대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고령 운전자가 급증하고 있는 우리도 눈여겨봐야 할 것 같습니다.
도쿄에서 고현승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편도 2차선 도로에서 경차 한 대가 역주행합니다.
경찰이 차를 멈추라고 지시하지만, 이를 무시한 채 달아납니다.
경차는 급하게 우회전을 하다 신호기를 들이받고서야 멈춰 섰는데, 신호기가 쓰러지면서 뒤따르던 경찰을 덮쳤습니다.
75세의 운전자는 8년 전 면허가 취소된 상태였습니다.
백화점 주차장 2층 벽을 뚫고 나온 승용차가 전깃줄에 위태롭게 걸려 있습니다.
[사고 목격자]
″맞은편에 있던 크레인이 바람에 쓰러진 줄 알았습니다.″
40분간 차에 갇혀 있다 구조된 70대 운전자는 브레이크 대신 가속 페달을 잘못 밟았다고 말했습니다.
돌연사로 인한 사고도 적지 않습니다.
도쿄 시부야에선 70대 택시 기사가 운전 중 뇌출혈로 숨지면서 횡단보도를 덮쳐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습니다.
[사고 목격자]
″횡단보도 신호는 파랑이었습니다. 모두가 일제히 길을 건너는데 이쪽에서 택시가 그대로 직진해 온 겁니다.″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10년간 40% 정도 줄었지만, 고령 운전자 사고 비율은 늘고 있습니다.
75세 이상 운전면허 보유자만 6백만 명.
사망사고를 낸 운전자의 인지기능을 검사한 결과, 10명 중 4명이 치매 또는 인지기능 저하가 우려되는 상태였습니다.
사고 원인은 운전대 조작 오류가 14%로 75세 미만보다 2배, 가속 페달 착오는 7%로 무려 13배나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본 정부는 면허를 갱신할 때 기능 검사를 의무화해 불합격하면 면허를 취소하고, 가속 페달 착오 방지 등 안전 기술을 탑재한 차량만 운전할 수 있는 면허도 만들기로 했습니다.
또 각종 혜택으로 노인들의 면허 반납을 유도해 한해 50만 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중교통이 부족한 지방에선 면허 반납율이 10% 대에 머물러 있고, 안전기술 개발과 제도 개선도 한발 늦게 따라가고 있어 고령 운전자 사고는 여전히 풀기 어려운 숙제로 남아있습니다.
도쿄에서 MBC뉴스 고현승입니다.
영상취재·편집 : 김진호(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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