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도건협

'장애인 학대' 촬영해 신고했더니‥보복성 대기발령

입력 | 2021-09-29 20:37   수정 | 2021-09-29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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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장애인 학대 의혹이 불거져서 인권위 조사를 받고 있는 경북 경산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또 장애인을 학대한 정황이 드러 났습니다.

한 직원이 학대가 의심되는 상황을 영상으로 찍어서 공익 신고를 했는데, 장애인 시설은 이 직원에 대해서 대기 발령을 냈습니다.

도건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한 장애인 시설의 식사시간.

연두색 티셔츠를 입은 장애인에게 한 직원이 단무지 여러개를 한꺼번에 먹이고는 조롱하는 듯한 말을 합니다.

A직원:너무 많이 준 거 아닙니까?
B직원:줘도 된다니까. 짬 처리해야지.
C직원:얘 조심해야 된다.
A직원:10개를...
C직원:삼키면 큰일 난다.″

지난 해 12월에 찍힌 영상에서는 직원과 함께 화장실에 들어간 장애인이 안에서 비명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립니다.

[장애인]
″아이고… 죄송해요.″

경북 경산의 장애인 시설인 성락원에서 벌어진 장애인 학대 의심 영상인데, 한 직원이 직접 촬영해 경북장애인 권익옹호기관에 신고했습니다.

[남민철/ 성락원 직원]
″인간에 대해서 기본적으로도 이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안 되는데 몸이 불편하고 정신적으로 조금 약간 불편한 이런 장애인들에게 이런 식으로…″

그런데 신고 이후 남 씨는 대기발령을 받았습니다.

성락원 측은 남씨가 다른 직원들의 대화를 몰래 녹음해 검찰 수사 중이라며, 공익 신고에 따른 보복성 인사조치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성락원 관계자]
″피고발인(공익신고자)의 범죄 혐의 인정되어 검찰청으로 송치한다… 이렇게 있잖아요. 그것을 받은 거예요, 쪽지를…″

시설 감독 책임이 있는 경산시도 남 씨가 권익위에 신청해야 공익신고자로 보호받을 수 있다며 수수방관하고 있습니다.

[남민철/성락원 직원]
″과연 자기 밥줄을 끊고 이것들을 공익제보 신고를 보호도 제대로 안 되는데 할 것인가 하는 그런 의문점이 있죠.″

성락원에서는 지난 5월에도 직원이 10대 발달장애인을 물고문했다는 증언이 나와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전수조사를 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도건협입니다.

영상취재 : 이동삼 / 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