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문현

"8일 전 사건, 경찰 신고 안 해"‥숨진 직원 이례적 입건

입력 | 2021-10-21 20:36   수정 | 2021-10-21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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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생수병의 물을 마시고 직원 두 명이 쓰러지기 8일 전, 다른 직원이 음료수를 마시고 쓰러졌지만 회사는 경찰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집에서 숨진 직원은 사인이 약물 중독으로 확인됐는데, 경찰은 사건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 이 숨진 직원을 특수 상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생수병에 든 물을 마시고 직원 2명이 쓰러진 다음 날,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같은 회사 팀원 30대 강 모 씨.

[인근 상인]
″구급차가 한번 왔다 가고, 또 한번 왔다 갔어요. 아침에도 과학수사대 사람들이 여기 서서 저 건물을 찍더라고요.″

부검 결과 강 씨의 사인은 ′약물 중독′으로 확인됐습니다.

피의자가 사망하면 일반적으로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이 종결되지만, 경찰은 이례적으로 숨진 강 씨를 특수 상해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강 씨 집에서 여러 종류의 독극물이 나오고 휴대전화에선 독극물 관련 내용을 검색한 사실이 드러나, 이번 사건의 실체를 밝히는데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에선 지난 10일 저녁에도 40대 남성 직원이 사무실에서 음료수를 마시고 쓰러졌는데, 당시 사건은 경찰에 신고가 되지 않았습니다.

MBC 취재 결과 이 남성은 저녁 7시10분쯤 119에 전화를 걸어, ″저녁 6시57분쯤 누군가와 통화를 한 뒤 의식을 잃었고, 깨어났지만 여전히 어지럽다″고 말했습니다.

이 남성은 구급차로 인근 대학병원에 옮겨졌는데, 사건 당일 누구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8일 남녀 직원도 각각 1시간 차이를 두고 119에 구급 요청이 접수됐지만, 경찰에는 8시간이나 지난 뒤 병원측이 신고했습니다.

취재진은 신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경위를 묻기 위해 회사를 찾았지만, ″사고를 목격하지 못해 아는 내용이 없다″는 쪽지만 문틈으로 전달 받았습니다.

퇴원한 여성 피해자와 회사 관계자들을 조사 중인 경찰은, 현재까지 숨진 강 씨에 대한 집단 따돌림이 있었던 정황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영상취재 : 김동세, 윤병순 /영상편집 : 박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