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채연

차량 3대 잇따라 들이받은 만취 운전자‥시민 추격에 덜미

입력 | 2021-10-26 20:31   수정 | 2021-10-26 20:5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만취상태로 운전하다가 주차돼 있던 차량을 잇따라 들이받고 달아났던 60대 운전자가 시민들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골목 곳곳을 지키던 시민들의 제보가 음주 운전자를 검거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채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어젯밤 충북 청주의 한 도로

검은색 SUV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더니 주차돼 있던 차량을 그대로 들이받습니다.

바퀴가 공중에 뜰 정도로 충격이 컸습니다.

[목격자]
″굉음 비슷한 ′빡빡′ 하고 깨지는 소리가 엄청 심하게 나고, 놀라서 문 열어봤죠. 어디 뭐 (누가 차로) 받았나, 뭐가 떨어졌나 생각했죠.″

차량은 잠시 멈춰 서는가 싶더니 주차돼 있던 또 다른 차량이 흔들리고, 좁은 시장 골목으로 달아납니다.

그 순간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은 남성이 빠른 걸음으로 SUV 뒤를 쫓기 시작합니다.

[김용환/추격 시민]
″한번 추돌한 뒤에 갑자기 급발진하는 거예요. 시장을 가로질러 나가니까 이제 사람이 다치겠구나…″

시장골목에 들어선 차량은 한 가게의 외벽을 들이받는 등 비틀거리며 질주를 계속하더니, 다른 차량 두 대를 더 들이받고 도주를 이어갑니다.

뒤따라온 시민이 차량 옆에 붙어서 제지해보지만, 운전자는 이를 뿌리치고 다시 달아납니다.

[김용환/추격 시민]
″차량을 딱 잡았는데 문이 잠겨있더라고요. (그런데) 끌고 가니까 그 당시에 위험하단 생각이 들었죠. 나를 그냥 끌고 갈 수도 있겠구나…″

또 다른 시민들까지 합류한 추격을 따돌리고 사라져 버린 차량.

신고를 받은 경찰은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들어가 라이트를 끈 채 숨어 있던 도주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60대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준이었습니다.

[하정석/청주흥덕경찰서 복대지구대 경위]
″한 대가 아니고 세 대씩이나, 제2차 사고 발생 우려가 있었어요. 그래서 긴급히 출동해서 검거하게 된 거죠.″

경찰은 음주 차량을 끝까지 따라가며 검거에 도움을 준 시민들에게 감사패 전달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

영상취재: 신석호/충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