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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웅
[단독] 2,400억 몰수 보전했는데 계좌엔 100억만‥돈 어디로?
입력 | 2021-10-26 20:40 수정 | 2021-10-2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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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가상화폐 투자로 돈을 벌게 해주겠다면서 7만 명으로부터 무려 4조 원을 받아 챙긴 ′브이글로벌 사기 사건′.
경찰은 이 회사 계좌를 뒤져서, 2천4백억 원이라도 찾아내서, 법원에 몰수 신청을 했다고 홍보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MBC 확인 결과 실제 확보된 돈은 백억 원 정도뿐이었습니다.
대체 나머지는 어디로 간 건지, 신재웅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찰이 밝혀낸 피해 금액만 3조 8천5백억 원.
′브이글로벌 사건′은 10여 년 전 조희팔 사건 이후 최악의 다단계 사기로 기록됐습니다.
경찰은 수사 초기였던 지난 5월, 2천4백억 원이 들어 있는 법인 계좌에 대해 몰수결정이 내려졌다고 밝혔습니다.
전문역량을 강화해 범죄수익 몰수가 크게 늘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도 했습니다.
일부 변호사들은 이 발표를 근거로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다고 선전했습니다.
[유튜브 출연 변호사(지난 8월)]
″2천4백억 가지고 나눠 가지는 거니까… ′2천4백억 만큼 (피해) 신청을 안 하면 원금 다 찾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좀 들기도 해요.″
그런데 MBC 취재결과, 실제 몰수된 계좌에는 현재 잔고가 110억 원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이 4월 15일 계좌 몰수보전을 신청했고, 일주일 뒤 검찰 청구를 거쳐, 또 일주일 지나 법원이 몰수보전을 결정했는데, 그 사이 2천3백억 원 가까이 출금된 겁니다.
[송민후/변호사]
″구속영장을 신청을 했어요. 그런데 이미 도망가고 없는 거죠. 그런데 경찰은 영장을 신청한 거를 잘했다고 홍보한 거나 마찬가지인 거예요. 이미 피의자는 도망가고 없는데…″
2천억 원이 넘는 법인 계좌를 동결시키는 사안인데, 수사 초기라 혐의가 완전히 입증되지 않은 상황이다 보니 검토에 시간이 필요했던 걸로 보입니다.
그럼 이 돈은 어디로 간 걸까.
경찰은 ″검토가 진행되던 2주 동안, 평소처럼 ′돌려막기′ 식으로 일부 피해 투자자들에게 돈이 지급됐다″고 밝혔습니다.
사실상 피해가 회복된 걸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7만 명에 달하는 피해자들은 보상받을 희망이 사라졌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강봉성/변호사]
″2천4백억이 묶여 있다고 하면… 10%, 20%는 좀 회복할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라도 가지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 희망마저도 무너질 수 있는 상황…″
일부는 브이글로벌 운영진이 돈을 빼돌린 것 아니냐고 의심까지 하고 있습니다.
구속수감 중인 브이글로벌 대표 이병걸 씨 측은 MBC와 통화에서 2천3백억 원의 행방은 ″알지 못한다″며 ″이미 범행을 자백했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 뉴스 신재웅입니다.
영상취재: 허원철 나경운 이관호 / 영상편집: 박혜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