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찬

"과오 용서해주길" 아들이 밝힌 유언‥정재계 조문 발길

입력 | 2021-10-27 19:48   수정 | 2021-10-27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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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빈소 왼쪽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가, 오른쪽에는 전두환 씨의 조화가 놓였습니다.

고 노태우 씨의 역사적 과오를 함께 했던 군사 정권, 그래도 공을 인정해준 현 정부를 관통하는 장면입니다.

유족은 오늘에야 ″5.18 희생자의 용서를 바란다″는 그의 유언을 공개했습니다.

이어서 김민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영국에서 급거 귀국한 아들 재헌 씨는 부친이 생전에 ″5·18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사과하는 마음을 많이 피력했다″며 유언을 공개했습니다.

[노재헌 / 노태우 씨 아들]
″(5.18 희생자에 대한) 본인의 책임, 또 본인의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 주시고 이런 말씀을 평소에 쭉 하셨습니다.″

다만, 육성으로는 남기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습니다.

[노재헌 / 노태우 씨 아들]
″10년 넘게 누워 계시고 또 이제 소통이 전혀 안 되는 상태이다 보니까 직접적으로 말씀을 표현하지 못한 것이 좀 아쉽고…″

영정 좌우에 문재인 대통령과 전두환 씨의 조화가 나란히 놓인 가운데, 고인의 딸 소영 씨와 이혼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전 10시 반쯤 빈소를 찾았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는 방명록에 이름을 남기지 않은 채 조문을 마쳤는데,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한 것으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빛과 그림자가 있는 거죠. 그러나 결코 그 빛의 크기가 그 그늘을 덮지는 못할 겁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들은 오늘 밤 조문할 예정인 가운데, 이준석 대표는 노 씨가 큰 잘못이 있긴 하지만 전두환 씨와는 다르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준석 / 국민의힘 대표]
″고 노태우 대통령 일가는 그에 대한 피해를, 추징금을 납부 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고…″

90년대 초 경제수석을 지낸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비롯해 6공 시절의 인사들도 빈소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6공의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전 의원은 5.18에 대한 노 씨의 책임 자체를 부인하는 발언을 해 비판이 일었습니다.

[박철언 / 전 국회의원]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거기에서 광주 문제하고는 법적인, 그런 직접적인 연관이 없어요.″

군사반란만이 아니라 5.18 관련해서도 실형이 확정된 사실을 교묘하게 부인한 것으로, 가뜩이나 국가장에 대한 거부감이 일고 있는 광주와 전남에서는 조기게양과 분향소 설치를 거부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김민찬입니다.

영상취재: 이성재 / 영상편집: 이현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