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호찬

"당대표 무시"‥"자기 정치만" 거듭된 갈등 끝에

입력 | 2021-11-30 19:46   수정 | 2021-12-01 12:22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대선까지 정확히 10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당의 대선 후보와 당 대표의 갈등이 ′당무 거부′라는 초유의 사태로 번졌습니다.

윤 후보 측은 의미를 축소하고 있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이 갈등의 배경은 뭔지 이호찬 기자가 분석합니다.

◀ 리포트 ▶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은 입당할 때부터 예고됐습니다.

윤 후보는 이 대표가 없는 날, 갑자기 당을 찾아 입당을 선언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지난 14일)]
″입당할 때 패싱하긴 했죠. 그건 뭐 다시는 정당사에 반복되면 안 되는 일이라 생각하고…″

이후 윤석열 캠프는 이 대표가 윤 후보에 불리한 경선규칙을 만들고 있다며 ′대표 탄핵′까지 거론해 파문이 일었습니다.

후보 선출 뒤엔 선대위 문제로 충돌했습니다.

당내 중진들은 물론 김병준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 등을 포함하는 통합형 선대위를 꾸리자는 윤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원톱으로 가자는 이 대표의 구상이 부닥친 겁니다.

여기에 이수정 교수 영입으로 노선투쟁이 벌어졌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어제)]
″이수정 교수가 생각하는 여러 가지 방향성이란 것이 우리 지지층에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이렇게 판단합니다.″

세종행 일정 논란은 감정싸움으로 번졌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어제)]
″저한테 가자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어요. 황당한 거예요, 제 입장에서는… 이게 그런데 반복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반면에 윤 후보 측은 이 대표가 일부러 문제를 키우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벼랑 끝 전술을 펴며 당을 위기 상황으로 모는 건 김종인 전 위원장이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윤 후보 측은 또 ″이 대표가 대선이 99일밖에 남지 않았는데도 자기정치만 하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고, 이제 선대위가 꾸려졌으니 선대위 활동에 충실하라고 압박했습니다.

[조수진/윤석열 후보 선대위 공보단장]
″선대위 활동은 선대위 직함을 가지고 한다라는 점을, 이건 저뿐만 아니라 우리 이준석 대표님을 비롯해 모두에게 적용되는 문제입니다.″

더 근본적으로 이번 갈등의 배경에는 ′문고리 3인방′으로 불리는 친 윤석열 중진 의원들과 이준석 대표 사이의 권력 투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양측은 대선정국 주도권은 물론이고 내년 지방선거 공천권까지 이번 싸움에서 판가름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당내에선 이러다 공멸할 수 있다며 조속한 수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이런 이유 때문에 양측의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걸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호찬입니다.

영상취재: 박동혁 / 영상편집: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