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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신영
[집중취재M] 재개발 구역 낡은 빌라들 2배 폭등‥법인 앞세운 전문 투기세력들
입력 | 2021-12-17 20:05 수정 | 2021-12-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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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금 서울시에서는 오래된 동네의 낡은 빌라와 다세대주택 값이 폭등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만 해도 1억 원 정도 하던 낡은 빌라가, 두세 배씩 뛴 곳도 있는데요.
누가 이렇게 빌라 가격을 끌어올렸나 봤더니, 전문 투기세력으로 의심되는 법인들이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재개발 규제 완화를 노리고, 법인들이 투기에 뛰어들고 있는 건데요.
먼저 홍신영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낡은 다세대 주택들이 다닥다닥 들어선 서울 강북구 번동의 한 동네.
빌라 값이 갑자기 폭등했습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억 원 안팎이었는데, 현재 호가는 대부분 3억 원이 넘습니다.
지난봄부터 투기세력이 몰려들었기 때문입니다.
[주민]
″반 이상이 외부사람이에요. 벌써 투기세력이 다 붙었다는 얘기죠.″
이렇게 낡은 빌라들을 싹쓸이로 사들인 건 법인들입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실거래 신고들 한 거 보면 한 스무 개? 법인들이 사갔어요. 개인은 덤벼들지 않았어요.″
법인들의 투기는 지난봄 서울시장 선거 직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재개발이 될만한 동네를 집중적으로 노렸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아유 말도 못해요. 일산 쪽에서도 오고 부산에 있는 사람도 오고, 별놈들이 다 왔어요. 2, 3, 4월에 복비 5백씩 줄 테니까 잡아달라 그랬던 거야. 1억 미만짜리만.″
이렇게 사들인 집들을 불과 몇 달 만에 팔아 수천만 원씩 챙겨 나갔습니다.
실제로 대전에 주소지를 둔 한 법인은 지난 2월 낡은 빌라 지하층을 1억 2천7백만 원에 샀다가, 10월에 2억 4천5백만 원에 되팔았습니다.
불과 8개월 만에 1억 원 넘는 시세차익을 챙긴 겁니다.
이 법인의 대표 조 모 씨는 또 다른 법인을 통해 최소 네 건의 빌라를 더 사고팔았습니다.
그 중 한 채는 불과 10개월 만에 3배 가격에 팔고 나갔습니다.
조 씨는 현재 재개발추진위원회 총무까지 맡고 있습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한두 개는 아니죠. 몇 개 가지고 있다는 거 정도는 알죠.″
심지어 법인들끼리 서로 짜고 비싼 값에 사고팔아 값을 끌어올리는 수법도 동원됐다고 합니다.
[부동산 중개업자]
″법인끼리 내부거래를 하는 거에요. 법인이 2억에 샀어요. 다른 사람이 그걸 3억에 사는 거야. 실거래가가 올라가는 거죠. 그럼 일반인들한테 3억 원을 부르는 거지. 3억 원에 거래가 됐으니까 그렇게 팔고 나가는 거죠.″
법인들이 투기에 뛰어든 곳들은 대부분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신청지역들입니다.
′신속통합기획′은 인허가 기간을 대폭 단축시키는, 오세훈 시장의 규제 완화 계획입니다.
[오세훈/서울시장(9월 14일)]
″절차들을 통합한다. 그래서 속도를 낸다, 하는 차원에서 ′신속통합기획′이라고 이름을 짓기로 했습니다.″
현재 서울 102개 구역이 신속통합기획 대상지 선정을 신청했습니다.
성북구, 용산구, 은평구가 각각 11곳, 마포구 7곳, 강북구와 성동구가 5곳입니다.
서울시는 이달 안에 102곳 가운데 25곳만 선정할 계획이어서, 나머지는 탈락이 불가피합니다.
MBC뉴스 홍신영입니다.
영상취재: 남현택 / 영상편집: 권지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