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서혜연

성당 앞에 백신 대기 줄‥전 세계 우울한 성탄절

입력 | 2021-12-25 20:06   수정 | 2021-12-2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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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느 해보다 쓸쓸한 크리스마스를 보낸 건 전 세계가 마찬가지였습니다.

성당은 미사가 아닌 백신 접종을 위한 긴 줄이 이어졌고, 주요 도심은 코로나 검사자들로 북적였는데요.

미국에선 코로나로 인해 항공기 수천 편이 결항돼 가족을 만나러 가지 못한 사람이 많았습니다.

서혜연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아기 예수의 탄생지, 베들레헴 구유광장에 켜진 화려한 조명이 성탄의 밤을 밝힙니다.

성탄을 축하하러 모여든 방문객들.

전 세계에서 수백만 명씩 몰리던 코로나 이전에 비하면 한산한 모습입니다.

[라이야 하라시/팔레스타인 관광객]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진 이후 이곳의 방문이 제한돼서 와보지 못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방문객을 허용해줘서 너무 행복합니다.″

독일 쾰른대성당 앞.

성당 안으로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게 늘어서 있습니다.

알고보니, 성탄 미사가 아니라 백신 주사를 맞으러 온 사람들입니다.

[구이도 아스만/쾰른대성당 사제]
″백신 접종 캠페인을 도와서 사람들이 다시 함께할 수 있게 된다면, 그것이 쾰른대성당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프랑스와 스페인의 도심은 성탄 인파 대신 코로나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였습니다.

하루 확진자가 12만 명을 넘긴 영국의 거리는 텅텅 비었습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성탄절의 ″가장 멋진 선물은 백신 접종″이라는 암울한 성탄 메시지를 내놨습니다.

[보리스 존슨/영국 총리]
″가족과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 멋진 선물이 있습니다. 바로 백신을 맞는 것입니다.″

신규 확진자가 2주 전에 비해, 55%나 증가한 미국에선 무려 2천4백여 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습니다.

코로나에 걸렸거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한 승무원들이 무더기로 격리되면서, 항공기가 뜨질 못하고 있는 건데, 성탄절을 가족과 보내려던 시민들은 애를 태웠습니다.

[케이샤 하트/여행객]
″어제 비행편이 취소됐다는 뉴스를 보고 고향에 못갈 수도 있겠다고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이렇게 고향에 도착했고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새 변이 오미크론의 맹공격에 지구촌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습니다.

MBC뉴스 서혜연입니다.

영상편집 : 민경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