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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정
코로나 잡는 불가리스?…남양유업 '셀프 연구'
입력 | 2021-04-15 07:26 수정 | 2021-04-15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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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남양유업의 불가리스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없애준다는 연구가 발표되면서 주가가 크게 출렁거렸죠.
그런데 취재 결과 이 연구에 돈을 대고 토론회를 열어준 게 모두 남양유업이었습니다.
오해정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코로나 시대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
마치 여러 식품에 대한 연구를 한 것처럼 포장했지만, 정작 등장한 식품은 단 한 개뿐입니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입니다.
발표자들은 불가리스가 독감 바이러스는 99.999%, 코로나19 바이러스는 77.78% 감소시켰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은근히 불가리스를 권합니다.
[김경순/한국의과학연구원 마이크로바이옴 센터장]
″동일한 식품이 동일한 조건에서 평가를 했을 때 만약에 그것이 바이러스에 좀 더 유리하다면 우리는 그런 쪽을 선택해야 되는 시기가 되지 않느냐.″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람에게 한 임상 시험이 아닙니다.
실험실에서 원숭이와 개의 세포로 실험했습니다.
취재 결과, 이 연구에 돈을 댄 곳은 남양유업이었습니다.
토론회 장소도 남양유업 돈으로 빌렸습니다.
남양유업은 이 셀프 연구를 근거로, 불가리스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여러 언론들이 이 연구를 그대로 받아 썼고, 인터넷쇼핑몰과 마트에서는 불가리스가 품절되기도 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장 마감을 불과 30분 앞두고 남양유업 주가가 8%나 폭등했고, 상한가를 기록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에 즉각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정재훈/가천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중요한 것은 인체 내로 들어왔을 때 효과가 있냐, 없냐입니다. 실험실에서의 효과가 아니고요. 동료(연구자) 검증 없이 발표 형태로 이렇게 제시가 되는 것은 방역에는 큰 위험부담일 수 있고요.″
식품표시광고법은 식품이 질병을 예방한다는 식의 광고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남양유업의 불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융당국도 주시하고 있습니다.
만약 돈을 벌 목적으로 임상시험이 없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자본시장법의 부정거래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남양유업 주가를 보니, 발표 나흘전부터 이미 꿈틀대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상한가를 쳤던 남양유업의 주가는 다시 폭락해, 5% 넘게 하락했습니다.
MBC뉴스 오해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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