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문현

'GH 임대주택' 에어컨…'청년'은 있고 '노인'은 없다?

입력 | 2021-07-21 07:23   수정 | 2021-07-21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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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기도가 지은 한 임대주택을 가봤더니, 유독 노인들이 사는 집만 에어컨이 없었습니다.

요즘같은 무더위에 노인들은 특히 더 위험하겠죠.

어떤 상황인 건지 이문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수원의 한 임대주택

26제곱미터 작은 원룸에 85살 노인이 혼자 삽니다.

요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잤습니다.

집이 너무 더운데, 에어컨이 없습니다.

[임대주택 입주자 (85살)]
″(땀이) 이렇게 철철 흘러요. 줄줄줄줄 막 내려와. 밤에 잘 때, 자고 일어나면 다 젖었어. 머리카락이 폭삭 다 젖어서..새벽에 깨지.″

이 임대주택에는 다 에어컨이 없을까? 아닙니다.

제 뒤로 보이는 6개 호실, 청년들이 살고 있는 곳엔 에어컨이 있습니다.

이렇게 안전봉이 설치된 곳들은 노년층이 거주하는 곳들인데요,

그런데 이곳엔 에어컨이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총 300세대 중 청년들이 사는 246세대는 에어컨이 있는데, 유독 노인들과 저소득층이 사는 54세대에만 에어컨이 없습니다.

심지어 노인들은 임대보증금도 5백만 원 더 많이 냅니다.

″계속 취약계층으로 대접도 받아야 하나보다..차별 받는구나 라는 걸 느꼈죠. 눈물이 나오려고 해요″

이 임대주택은 경기주택도시공사, GH가 지었습니다.

GH는 청년들이 가전제품이 없을 것 같아서, 에어컨을 특별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주택도시공사, SH도 비슷합니다.

청년 임대주택에는 다 에어컨을 설치했는데, 노인들 사는 곳은 에어컨이 없습니다.

정부는 올해 4월부터 25제곱미터 이하 소형 임대주택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했지만, 이미 지은 곳들은 빠졌습니다.

이렇게 작은 원룸형 임대주택은 대부분 청년들에게 공급됩니다.

MBC뉴스 이문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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