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이채연

34년간 생이별…유전자 분석으로 모자 상봉

입력 | 2021-09-07 06:41   수정 | 2021-09-08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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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8살 때 길을 잃고 고아가 됐던 40대 남성이 34년 만에 어머니와 다시 만났습니다.

기적처럼 모자가 상봉할 수 있었던 건 경찰의 장기실종자 유전자 등록 정책 덕분이었습니다.

이채연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백발이 무성한 예순여덟의 노모가 긴장된 모습으로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잠시 후 꽃다발을 든 남성이 들어오자, 믿기지 않은 듯 한참동안 얼굴을 바라봅니다.

[박 모 씨/실종 아들 김 씨 친모]
″누나 아나? 아나? 모르지?″

34년만에 중년이 되어서 돌아온 아들.

노모는 이제야 손을 꼭 잡고 눈시울을 붉힙니다.

[박 모 씨/실종자 친모]
″우예 지냈노. <엄마 생각하면서요.> 보고 싶었지, 엄마가.″

아들 김 씨는 8살이던 지난 1987년, 어머니와 떨어져 경북 안동의 할머니 집에서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홀로 집을 나섰다가 길을 잃었고,

충북 제천과 음성의 양육시설을 거쳐 청주의 한 사회복지시설에서 생활해왔습니다.

[박순호/사회복지시설 생활복지사]
″남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항상 활기차고…″

가족들은 백방으로 수소문 했지만 김 씨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자기 이름조차 기억하지 못했던 아들이 법원에서 새 이름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는 석 달 전 경찰서를 찾아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자신의 유전자를 등록했는데,

오래 지나지 않아 17년 전 등록된 남성의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박순호/사회복지시설 생활복지사]
″(2004년에) 유전자 검사 등록을 했습니다. (그런데) 계속 가족이 나오지 않고 있었죠. 유전자 검사 다시 했으면 좋겠다 해서 올해 (다시 했습니다).″

지난 2004년 이후 경찰의 장기 실종자 찾기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지금까지 660명이 가족을 되찾았습니다.

MBC뉴스 이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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