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수근

사별한 전 부인부터 2살 손녀까지‥"DJ 전방위 사찰"

입력 | 2021-09-16 06:49   수정 | 2021-09-1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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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고문서를 취급하는 한 경매회사가 ″안기부 파기 문서를 입수했다″고 MBC에 제보했습니다.

전두환 정권 시절, 김대중 전 대통령을 전방위 사찰 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김수근 기자입니다.

◀ 리포트 ▶

누렇게 바랜 한 문건의 표지.

′김대중 관련 자료′라고 적혀있습니다.

′대외비′, ″1985년 12월 31일 파기하라″는 붉은 도장도 선명합니다.

당시 내란음모 사건으로 사형이 선고됐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제적인 구명 운동 덕분에 풀려나, 미국에 망명한 상태였습니다.

이 문건은 김 전 대통령이 특사의 은전을 받아 석방돼 미국으로 도망친 뒤, 월 9백불짜리 미국 워싱턴 고급아파트에서, 월 1만불 넘는 생활비를 쓰는 호화생활을 하고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기자회견 24회, 강연·연설 37회 등 75회에 걸쳐 각하모독, 비방을 자행했다며, 국가모독죄와 정치풍토쇄신법 위반이라고도 보고합니다.

김 전 대통령을′가장 비열하고 간사한 수단방법을 동원하는, 유일무이한 선동·모략가이자 사기꾼′이라고 평가하고 반정부활동은 ′비논리적·비현실적 파렴치 행위′, ′망상적 자기도취행위′로 깎아내립니다.

특히, 김 전 대통령이 1985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비중 약화와 생계 위협을 타계″하려고 귀국을 계획 중이라고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대외비′ 표시가 없는 또 다른 문건에는 김 전 대통령의 약력과 종교, 건강상태, 재산, 사상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됐습니다.

가족관계 항목에선 부인 이희호 여사와 세 아들, 세 손녀에 이어, 동생 가족과 1960년 사별한 전 부인 가족, 이희호 여사의 친정, 즉 사돈 가족들까지, 무려 82명의 인적사항을 보고합니다.

서울 동교동 집과 강남 아파트 등 가족 명의 재산이 사진과 함께 정리됐고, 현금 3억원은 10.26 사태 이후 경제인에게 ′염출′ 즉, 짜낸 돈 중 일부라고 적혔습니다.

[한홍구/성공회대 교수]
″국가의 최고 정보기관이 거기(사찰)에다가 예산과 인력을 써서 저렇게 두툼한 보고서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비극인거죠.″

야권의 유력 정치인을 상대로 국가 기관이 자행한 사찰의 흔적들은 이번 달 말 온라인 경매에 부쳐질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수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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