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진선

죽은 말 '잘 키우라'며 관리비‥황당한 지자체

입력 | 2021-10-12 06:21   수정 | 2021-10-12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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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말 산업 육성을 위해 거액을 들여 말을 구입한 지자체가 이미 죽은 말에 수년 동안 관리비를 지급해왔습니다.

해당 지자체는 뒤늦게 환수 조치에 나섰습니다.

김진선 기잡니다.

◀ 리포트 ▶

전남 장흥군의 승마체육 공원.

지난 2014년 말 장흥군은 말을 활용한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겠다며 말 5필을 구입했고, 이곳 마사에 위탁 관리를 맡겼습니다.

그런데 불과 3년 사이에 말 2마리가 숨졌고, 2018년 초에도 당시 3살이던 말 ′장흥신화′도 폐사했습니다.

[위탁업체 관계자]
″(말 폐사가) 자주 있는 일은 아니고요. 띄엄띄엄 있어요. 근데 갑자기 오니까… 소 기르는 것과는 좀 달라요.″

그런데 ′장흥신화′가 죽은 사실조차 모른 채 장흥군은 사료비를 비롯한 관리비를 위탁업체에 지급해 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해 6월까지 2년 반 동안 지급한 관리비는 2천 5백여만 원.

주민 제보가 있을 때까지 장흥군은 이 사실을 전혀 몰랐습니다.

매달 한차례 씩 현장 점검을 했다면서도 위탁업체가 보고하지 않아 파악하지 못했다는 입장입니다.

[선승규/전남 장흥군 축산사업소 자원순환팀장]
″점검왔던 담당 공무원이 ′우리 행정마가 어떤 것 입니까′라고 물어보면 ′이 말입니다′ 하면 우리가 그렇게 알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닙니다.

남아있는 말이 지난 2018년 초 망아지 한 마리를 낳은 사실도 이제서야 파악했습니다.

확인결과 한국마사회에 등록된 망아지의 소유자는 장흥군이 아닌 위탁업체 대표였습니다.

엉터리 관리 감독을 해왔다는 비난이 일자 장흥군은 뒤늦게 관리비를 회수하고 망아지 소유자 변경 등의 대책을 내놨습니다.

MBC뉴스 김진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