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뉴스이재욱

대법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피크제는 위법"

입력 | 2022-05-26 16:56   수정 | 2022-05-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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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합리적인 이유 없이 오직 나이만으로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위법하다는,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나왔습니다.

이미 임금피크제를 시행하고 있는 사업장에서는 시행 방법을 재논의하는 등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욱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합리적 이유 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가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1부는 한 연구기관 퇴직자가 임금피크제 때문에 퇴직 전 수년간 월급이 깎인 건 부당하다며, 못 받은 임금을 지급해 달라고 낸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습니다.

현행 고령자고용법은 합리적인 이유없이 나이만을 이유로 임금이나 복리후생 분야에서 노동자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 조항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강행 규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업무 강도를 낮춰 임금을 깎는 게 아니라 나이가 많다고 임금을 삭감하는 건 합리적 이유가 없는 위법″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앞서 1심과 2심 재판부도 ″노동자 과반 노조의 동의를 얻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고 해도, 그 내용이 법에 어긋난다면 무효″라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임금을 깎을 때 고려해야 할 합리적인 이유로 제도 도입 목적의 타당성, 노동자가 받는 불이익 정도 등을 들었습니다.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다른 조건의 변화 없이 일정 나이를 넘겼다고 무조건 임금을 깎아선 안 된다는 겁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정년을 유지한 채 도입된 임금피크제 효력에 대해 처음으로 판단 기준을 제시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개별 사업장에서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시행 방법 등을 놓고 노사 간 재논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MBC뉴스 이재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