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임경아

스톡옵션 팔아 460억 '먹튀' 카카오 차기 대표 결국 사퇴

입력 | 2022-01-10 20:11   수정 | 2022-01-10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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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카카오의 차기 대표로 내정돼 있던 류영준 현 카카오페이 대표가 자진 사퇴를 했습니다.

가지고 있던 자사 지분을 한꺼번에 팔아치우면서 자신은 막대한 이득을 챙겼지만 시장에는 충격을 주는 이른바 ′먹튀 논란′을 일으킨 지 한 달 만입니다.

보도에 임경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정보통신 기술로 무장한 첨단금융 기업 카카오페이.

지난해 11월 3일 상장에 성공했고, 한 달 만에 제일 잘 나가는 기업 200개를 모아놓은 코스피200 지수에도 편입됐습니다.

그런데 그날 카카오페이 임원 8명이 한꺼번에 주식 44만 주를 팔았습니다.

스톡옵션으로 5천 원에 산 주식을 2주 만에 20만 원 넘는 가격에 판 겁니다.

이 거래로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460억 원, 신원근 차기 대표 내정자는 60억 원을 챙겼습니다.

임원 8명이 이날 하루에 챙겨간 현금은 878억 원입니다.

카카오페이 주가는 그 직후 사흘 만에 14%나 떨어졌습니다.

[염승환/이베스트투자증권 디지털사업부 이사]
″주식을 갖고 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멘붕′이 올 수밖에 없는 거죠. (경영진이) 이걸 팔았단 얘기는 ′회사가 더이상 성장을 못 한다는 얘기인가?′ 불확실성이…″

류영준 씨는 차기 카카오 대표 내정자입니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류 대표가 경영진 자격이 없다며, 내정 철회를 요구했습니다.

[서승욱/카카오노조 지회장]
″우리사주 조합원은 무조건 1년 동안 못 팔게 돼 있거든요. 경영진은 사실 사전에 스톡옵션 받았던 거를 이번에 매도한 거죠. 심정적으로 사실 이해될 수 없는 문제들이 있고요.″

결국 오늘 류 씨가 차기 대표직을 사퇴했습니다.

형식은 자진사퇴지만, 사실상 내정 철회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주주가치를 높이고, 임직원의 신뢰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창민/한양대 경영학부 교수]
″카카오는 김범수 의장이 자기 측근들을 너무 챙기는 거 같아요. 그게 제일 문제인 거 같아요. 파운딩(창립) 멤버들끼리 서로 으쌰으쌰 하는 것들이 중요하지만 지금 카카오는 그게 아니잖아요. 굴지의 거의 대기업이 됐는데.″

한 달여 전 24만 원이 넘었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오늘 3% 넘게 떨어져, 14만 8천5백 원에 마감했습니다.

카카오도 10개월 만에 10만 원 선이 무너졌습니다.

MBC 뉴스 임경아입니다.

영상편집: 최승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