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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모
'소금꽃' 용접공 김진숙, 37년만에 복직
입력 | 2022-02-23 20:34 수정 | 2022-02-23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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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 김진숙 씨가 37년 만에 일터로 돌아가게 됐습니다.
입사 6년 차에 해고가 됐지만 다른 노동자들을 위해서 평생을 길 위에서 투쟁해 왔었는데요.
정년이 지나서 비록, ′명예 복직′ 형태지만 수십 년 동안 바라던 꿈이 마침내 이루어졌습니다.
송광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1981년 옛 한진중공업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에 입사한 김진숙씨.
입사 6년 차, 어용노조의 비리를 폭로하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대공분실에 끌려가 고문당하고, 같은 해 해고됐습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식당도 없는 공장에 화장실도 없는 공장에‥ 그런 것들을 좀 바꿔보자는 거였는데 왜 그렇게까지 끌고가서 고문을 하고, 해고까지 하고‥″
2003년, 함께 투쟁하던 동료들이 모두 복직했지만, 재계의 반대로 김씨의 이름만 빠졌습니다.
6년 뒤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 부당해고 결정을 내렸지만, 사측은 끈질기게 김씨의 복직을 거부했습니다.
한진중공업의 마지막 해고 노동자가 된 김씨는, 또 다른 해고 노동자들을 위해 거리로 나섰습니다.
생산직 400명이 무더기 정리해고됐던 2011년 겨울, 김씨는 고공 크레인에 올라 309일 동안 해고된 이들과 함께 했습니다.
김씨를 응원하기 위해 전국에서 출발한 희망버스 행렬이 부산으로 이어졌습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영혼이 파괴되는 거예요, 그(해고) 노동자는. 내가 이렇게 인정을 못받는구나, 내가 이런 인간밖에 안 됐었구나‥ 해고되는 순간 노동자는 삶을 잃어버립니다.″
그리고 복직을 했다면 정년퇴직을 맞았을 2020년 12월.
암 투병으로 무거운 몸을 이끌고 부산에서 청와대까지 450km 거리를 34일동안 걸었습니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버틴 지 무려 37년.
동료들의 도움과 회사의 결정으로 드디어 복직의 꿈을 이뤘습니다.
[김진숙/한진중공업 해고 노동자]
″끊임없이 꾸었던 꿈이었고, 바라왔던 열망이었는데 그냥 지금은 멍한 상태입니다.″
[정철상/HJ중공업(옛 한진중공업) 상무]
″과거 같이 근무하였던 동료이자 근로자가 시대적 아픔을 겪었던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명예로운 복직과 퇴직의 길을 열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김씨는 오는 25일 꿈에 그리던 일터로 되돌아 갑니다.
다만 올해 나이 62살, 정년 나이가 지나 복직과 동시에 같은 날 퇴직하게 됩니다.
MBC뉴스 송광모입니다.
영상취재: 이경수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