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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인
[제보는 MBC] '롱코비드'는 알아서?‥"약 하나 타는데 9시간 반"
입력 | 2022-03-31 20:17 수정 | 2022-03-3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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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한번이라도 코로나에 걸렸던 사람이 천 3백 만명을 넘어섰는데요.
격리 해제가 된 이후에도 잔 기침같은 증상이 계속 장기적으로 이어지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제 몇달 뒤면 이런 환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질 텐데, 아직까지 국내에는 진단 기준조차 없다고 합니다.
이런 증상으로 치료를 받고 싶어도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서 온갖 의료 기관들을 전전해야 했던 한 환자의 이야기를 김정인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 리포트 ▶
3주 전 코로나에 확진된 30대 여성.
격리가 풀린 뒤에도 찌르는 듯한 가슴 통증과 기침이 이어져 동네 병원을 찾았습니다.
[제보자 (30대, 3주 전 코로나 확진)]
″최근에 가슴이 점점 더 아파요. (기침) 날 때는 한 번 나면은 되게 발작적으로‥″
의사는 ′바이러스성 폐렴′ 진단을 했지만, 약 처방은 해주지 않았습니다.
코로나 전담 치료 병원이 아니라 치료제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제보자 (30대, 3주 전 코로나 확진)]
″코로나로 인한 바이러스성 환자들은 (격리) 해지가 됐건 어쨌건 일반 병원에서 약 처방이 안 된다‥″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 코로나 지정 병원을 찾아갔지만 병원 측은 진료를 거부했습니다.
호흡곤란 증상을 호소했지만 대면진료는 예약을 하고 와야 한다며 승강이 끝에 경찰까지 불렀습니다.
[코로나 전담 병원 관계자]
″보건소에서는 확진자 치료로 오해를 해가지고 (환자에게) 가라고 한 거예요. 저희는 보다시피 진료를 할 수가 없어요.″
결국 119에 도움을 요청한 이 여성은 구급차 안에서 대기하다 1시간 반 거리의 병원까지 가서야 진통제와 항생제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병원을 전전한 지 9시간 반만이었습니다.
롱 코비드는 바이러스에 대한 과잉 면역 반응이나 바이러스로 인한 염증 반응이 원인으로 추정되는데, 미국 질병관리센터는 기침과 가슴통증, 호흡곤란 등 18가지 증상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완치 1년 뒤까지 증상을 경험한 사람이 8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는 약 1천명에 대한 조사 결과를 하반기에 내놓겠다고 밝혔지만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전체 누적확진자 1300만 여 명 중 90% 이상이 최근 두 달 사이 나온 만큼 5-7월 쯤엔 후유증 환자도 쏟아질 거라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습니다.
[김우주/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롱 코비드(코로나 후유증) 환자들이 열나고 아프고 피로하면, 꾀병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이상한 사람 취급받고 그 실체를 인정을 안 하는 게 문제죠.″
최근 영국의 한 시사주간지는 특히 후유증을 겪는 대다수가 20-44세 노동인구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2의 팬데믹은 ′후유증과의 싸움′이 될 것이라며, 장기적 후유증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의료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MBC뉴스 김정인입니다.
영상취재: 강종수 / 영상편집: 배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