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상훈

[단독] "참회하라"도 모욕? 조현수 고소 106건 살펴보니‥

입력 | 2022-04-06 20:31   수정 | 2022-04-07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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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가평 계곡 살인′의 공범인 조현수가 누리꾼들을 고소해서 합의금을 받아 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분이 일고 있죠.

저희가 고소장을 입수해서 살펴봤는데요.

′자수하고 참회하라′ ′돌이킬 수 있을 때 돌이키라′ 이런 단순한 글들까지 모욕적이라면서 무더기로 고소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상훈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0대 직장인 강모 씨는 2년 전 계곡살인 사건을 방송으로 접하고 인터넷에 글을 썼습니다.

″악마 같은 것들, 너희들은 반드시 그 벌을 받을 것이다. 죽어서도 그 업보는 영원할 것이다. 반드시 고통스럽게 죽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강모 씨(가명)]
″죽은 망자가 너무나도 안타까웠고, 그 망자가 겪었던 그런 고통들을 봤었을 때 너무 그거에 분노하게 됐고‥″

욕설이나 허위사실은 한 마디도 담지 않아 처벌될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그런데 9달 뒤 조현수의 고소장이 날아왔습니다

강 씨의 표현이 ′모욕적′이라는 겁니다.

합의금을 주고 수사를 피하는 방법이 있었지만 강 씨는 변호사비를 160만원이나 써가며 끝까지 수사에 응했습니다.

[강모 씨(가명)]
″저는 합의는 죽어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방송을 본 시청자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그 장면만 보고 그대로 얘기했을 뿐인데‥″

하지만 강 씨는 결국 재판에 넘겨졌고, 법원으로부터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MBC가 조현수의 고소장을 입수해 확인한 결과 조현수는 명예훼손 혐의로 32건, 모욕 혐의로 74건 등 106건을 고소했습니다.

그런데 고소한 글 중에는 ′진짜 나쁜 인간들 꼭 천벌받기를′,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관상은 과학이다′ 같은 단순 비방성 글들이 포함됐습니다.

심지어 ′돌이킬 수 있을 때 돌이키라, 진정한 참회만이 마지막 기회다′ 같은 글까지 모욕적이라며 고소했습니다.

고소당한 누리꾼들은 전과자 처지가 되거나 100만원 넘는 합의금을 줬습니다.

[김모 씨(가명)]
″내가 지금 살인을 저지른 사람한테 돈을 보냈구나‥그걸 알게 되고 나서는 사실 상당히 당황스럽고 뭔가 잘못되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처벌된 일부 누리꾼들은 조 씨가 실제 살인죄로 수배됨에 따라 재심 청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은해와 조현수에 대한 체포영장 기한 만료가 임박한 가운데, 인천지검은 인천경찰청과 합동 검거팀을 구성해 행방을 쫓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상훈입니다.

영상취재: 이상용, 전승현/영상편집: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