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배주환

외통수 걸린 일본 경제 - 이러다 올해 한국에 추월?

입력 | 2022-05-03 20:12   수정 | 2022-05-0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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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일본 엔화는 오랫동안 달러, 금과 함께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었죠.

그런 엔화가 지금 폭락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30년.

오랫동안 침체기였던 일본이 이제 엔화 값까지 폭락하면서 외통수에 걸렸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걸까요?

이어서 배주환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작년 1월만 해도 1달러를 사려면 102엔만 주면 됐습니다.

지금은 130엔을 줘야 합니다.

1년 만에 엔화 가치가 30%나 곤두박질친 겁니다.

이러니 일본의 수입 물가가 치솟습니다.

[구로다 하루히코/일본은행 총재(4월 28일)]
″지나치게 급격한 환율 변동은 불확실성을 높여서, 마이너스로 작용한다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잃어버린 30년.

일본의 물가는 그 30년 동안 제자리였습니다.

사람들은 소비를 안 하고, 그러니 물가가 안 오르고, 그리니 임금도 안 오르고, 그러니 또 소비를 안 합니다.

악순환입니다.

작년에도 미국 4.7%, 독일 3.2%, 한국 2.5%, 모든 나라들의 물가가 뛰었지만, 일본만 -0.3%를 기록했습니다.

경제가 잘 안 돌아가는 겁니다.

그러다 일본도 드디어 물가가 꿈틀댑니다.

3월 소비자 물가상승률 1.2%.

1%를 넘은 게 거의 4년 만입니다.

기뻐할 일일까? 아닙니다.

소비가 살아나서 오른 게 아니라, 엔화 값이 폭락하고 원자잿값이 뛰어서 오르는 거기 때문입니다.

경제는 여전히 침체인데, 물가만 오르는 최악의 상황.

[장광수/송현경제연구소 거시경제본부장]
″수입물가 (오르고) 해서, 가계 구매력이 떨어지고, 내수 기업이 어려워지고, 그러면 성장률 자체도 꺾일 가능성이 있죠.″

그렇다고 금리를 올려 엔화 값을 방어할 수도 없습니다.

0%대 경제성장을 혹시라도 더 꺼드릴 수 있는데다, 국가 채무가 너무 많아 높은 금리를 감당할 능력도 없습니다.

이러다 일본 경제가 쪼그라드는 건 아닐까?

IMF가 전망한 올해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 3천 달러, 일본은 3만 4천 달러로 거의 비슷합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연구소는 일본이 5년 뒤에 한국에 추월당할 거라고 했지만, 지금처럼 엔화 값이 계속 떨어지면 당장 올해 역전될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배주환입니다.

영상취재: 서현권 / 영상편집: 김진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