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현지

[집중취재M] 밀 난리‥수출 빗장에 흉년까지 공급 대란

입력 | 2022-05-17 20:25   수정 | 2022-05-17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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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금 지도에 표시된 곳들은 오데사, 헤르손, 마리우폴.

흑해에 닿아있는 우크라이나 남부의 항구도시들 입니다.

세계적인 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가 이 항구들을 통해서 밀을 수출해 왔습니다.

현재는 러시아의 봉쇄로 수출길이 막혀있습니다.

전세계 밀 공급 대란의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밀 가격은 올 들어서만 60% 가까이 올랐는데, 시간이 갈수록 더 비싸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김현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다리가 무너지고 건물이 붕괴돼 시멘트더미로 변해버린 도시 오데사.

러시아는 이 도시를 폭격하고 수출 항구를 막았습니다.

바다 수출길이 막힌 밀은 폴란드와 루마니아를 거치는 육로를 찾고 있습니다.

국경으로 가는 도로에는 밀을 실은 트럭들이 길게 줄지어 있습니다.

[스테판/오데사 트럭 운전사]
″바다가 막히면서 나갈 길이 없어요. 루마니아를 통해 가는 길을 뚫어야 합니다.″

하지만 육로 수출은 한계가 있습니다.

현재 우크라이나 항구에는 밀을 포함한 곡물 2,500만톤이 묶여 있습니다.

러시아도 인근 국가에 대한 밀 수출을 막았고 세계 2위 밀 생산국 인도는 중앙 정부가 허가한 물량을 제외한 수출을 전면 금지했습니다.

인도 밀 180만 톤이 수출길이 막혔습니다.

전쟁으로 촉발된 밀 공급 대란에 이어진 가격 상승, 밀 확보가 국가 식량 안보의 핵심이 됐습니다.

수출은 이렇게 빗장이 걸렸는데 올해는 전 세계적인 밀 흉년까지 겹쳤습니다.

인도는 121년 만에 겪고 있는 봄철 폭염으로 밀 수확량 감소가 예상됩니다.

수출을 금지한 이유기도 합니다.

국가 단위로는 세계 최대 밀 생산국인 중국은 작년 가을 대홍수로 토양이 물에 잠겨 밀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습니다.

유럽 최대 밀 수출국인 프랑스도 건조한 기후로 올 작황이 최악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미국 역시 심각한 가뭄으로 밀 생산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비료와 기름값 같은 재배와 운송비용이 오른 것도 밀 가격 상승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밀 가격은 이미 작년 대비 60% 올랐습니다.

[헨닝 오테 한센/코펜하겐 대학 교수]
″(남유럽 및 아랍국가) 이들 국가는 훨씬 더 큰 공급 부족을 겪으면서 비싼 값에 사야 할 겁니다. 이 나라들은 고통받겠죠.″

이미 우리나라는 빵과 라면이 10%가 넘게. 국수는 30% 가까이 비싸졌습니다.

글로벌 밀 가격 상승 여파는 하반기로 갈수록 본격화될 전망입니다.

MBC뉴스 김현지입니다.

영상편집: 조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