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집중취재M] 지원금 가로채고, 잡일 지시에 폭언‥갑질도 '가지가지'

입력 | 2022-05-31 20:16   수정 | 2022-07-04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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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유치원 교사들에게 주말에 화장실 청소를 시키고 닭 모이까지 주게 한 사립 유치원들의 갑질 행태, 이달 초 보도해드렸는데요.

이후 사립유치원 교사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받아야 할 정부 보조금을 가로채는가 하면, 각종 잡일까지 시키면서 수당도 주지 않는 등 갖가지 피해 사례가 쏟아졌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유치원 교실 한가운데 책상과 의자 등이 잔뜩 쌓여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사립유치원 교사가 원장의 지시로 3층에서 1층으로 옮긴 가구들입니다.

화분에 꽃 팻말을 꽂는 것도 업무였습니다.

올해 초 취직한 뒤 수업 준비에 잡일까지 하며 하루 평균 5시간에서 9시간 일했지만, 두 달 동안 50만 원만 받았습니다.

[유치원 교사]
″내가 일한 게 50만 원밖에 안 되나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실습 기간이라 교통비 수준만 주면 된다면서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습니다.

[유치원 교사]
″′초임들은 돈 생각 안 하고 우선 일 배우는 것만 생각해야지′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실습 기간이 지나자 월급은 200만 원이 됐는데, 이번엔 정부가 유치원 교사들에게 주는 ′기본급 보조금′이 절반만 나왔습니다.

다른 교사와 반씩 나눠서 받으라는 겁니다.

알고 보니 교육청에 등록되지 않은 원감이 본인의 이름을 교사로 올려서 한명치 보조금을 받아가고 있었습니다.

[원장 녹취 (지난 4월)]
″′원감 수당′이 안 들어오는 부분 때문에 그거를 본인이 이제 가졌던 부분이고‥″

항의하면서 사직서를 내자, 원감은 퇴직 사유에 ′임금 체불′을 적지 말라며 찢어버렸습니다.

[원감 녹취 (지난 5월)]
″선생님, 얘(임금체불)는 못 들어가. 이렇게(′개인 사정′으로) 써야 돼.″

[원감 녹취 (지난 5월)]
″선생님들이 결국은 다 유치원으로 돌아와‥ 근데 이런 것들이 항상 걸림돌이 돼.″

유치원이 기본급 보조금을 가로챈다는 문제는 이 곳뿐만이 아닙니다.

또 다른 유치원 교사도 보조금을 다 받지 못했다며 항의했는데 돌아온 건 ′인성교육′ 운운하는 폭언이었습니다.

[전직 교사]
″한두 달 버티다가 제가 퇴사하겠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하니까(부모가 없다며) 한부모 가정 소리 듣는 거라고‥″

교육청에 진정을 넣어도 사립유치원이라 교육청 역할이 제한적이다, 장학지도를 하겠다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경기도의 또 다른 사립유치원.

고무장갑을 낀 채 솔로 거품을 내 화장실 바닥을 문지르고 있는 사람, 이 유치원의 교사입니다.

[유치원 교사]
″화장실 청소는 일단 매일매일 해야 되고. 변기랑 바닥이랑 락스를 뿌리고 변기도 수세미로 이렇게 한 번 닦고.″

교실과 강당은 물론 원장실까지 치워야 했고, 야근수당 등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교사들은 토로했습니다.

해당 유치원은 운영이 어려워져 교사들과 업무 부담을 나누려 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다른 유치원에서는 문을 닫은 분원의 피아노와 가구까지 교사들이 치웠다는 증언 등 취재팀이 접수한 제보만 50여 건에 달했습니다.

교육부와 인권위, 권익위 등 관계 기관에도 사립 유치원들의 갑질에 대한 진정이 속속 제출되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최인규 / 영상편집 : 안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