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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표
"태극기 건넨 전우를 찾습니다"‥아흔 살 미국 노병의 바람
입력 | 2022-06-07 20:37 수정 | 2022-06-0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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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낡고 빛바랜 이 태극기 보이시죠.
한국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해병이 당시 한 한국 군인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건데, 71년 동안이나 고이 간직해왔다고 합니다.
아흔 살이 된 이 미국 노병은 이 태극기를 건넨, 이름 모를 한국군 전우를 찾고 있습니다.
홍의표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1950년 11월, 장진호 전투.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유엔군과 중공군은 치열한 전투를 벌였고, 결국 중공군의 진격을 저지하면서 ′흥남 철수작전′ 성공의 계기가 됐습니다.
당시 열여덟 살에 불과했던 제임스 란츠 씨도 미국 제1해병사단 소속으로 참전했습니다.
[제임스 란츠/미군 참전용사]
″다들 아시는 일(한국전쟁)이 제 18살 생일 4일 뒤에 일어났습니다. 원산에서 초신(장진호)까지 갔고 마산까지 내려간 거죠.″
이제 아흔 살 노병이 된 란츠 씨가 꺼내 든 건 빛바랜 태극기.
잠시 대구에 머물던 1951년 봄, 훈련을 함께한 한국 해병에게 받은 겁니다.
2주 남짓한 짧은 기간이었지만 란츠 씨와 특별한 우정을 나눴고, 영어가 능숙했던 그 해병은 ′자신과 한국을 기억해달라′며 태극기를 건넸습니다.
[제임스 란츠/미군 참전용사]
″(부대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그가 우리에게 기억할 수 있는 선물을 주고 싶다며, 가방에서 한국 국기를 꺼냈어요. ′이걸 주고 싶어요′라고 했습니다.″
이 태극기를 71년 동안이나 기념으로 간직해온 란츠 씨.
비록 생사조차 알지 못하지만, 전우를 꼭 찾고 싶다는 게 그의 바람입니다.
[제임스 란츠/미군 참전용사]
″그의 이름, 그리고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그동안 생각해봤지만, 친절한 인상이었다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국가보훈처는 당시 태극기를 건넨 참전용사를 찾게 되면, 두 사람의 만남을 주선할 계획입니다.
[최정식/국가보훈처 소통총괄팀장]
″조금이라도 단서가 있다라고 하면, 그 단서조차 두 분을 만나게 해드리는 아주 중요한 결정적인 요소가 될 것 같습니다.″
앞서 지난 2013년에도 ′한국전쟁 당시 자신이 돕던 한국 소녀를 찾고 싶다′는 미국 참전용사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60년 만에 극적인 상봉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MBC뉴스 홍의표입니다.
영상편집: 안준혁 / 영상제공: 국가보훈처, 주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