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미성년자면 좋죠" 1시간 만에 100통‥배후의 가해자는?

입력 | 2022-06-14 20:24   수정 | 2022-06-14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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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이번 사건의 드러나지 않은 가해자들, 이른바 조건만남이란 이름으로 피해학생의 성을 착취한 어른들, 성 매수자들입니다.

이들은 스마트폰 채팅앱을 이용했는데요.

취재진이 같은 앱을 설치하고, 미성년자라고 소개글을 올려봤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김민형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가현이가 가해 학생들의 강요로 성매수자들을 만난 앱을 설치해 봤습니다.

가입이 가능한 나이는 ′20살′부터.

하지만 별다른 나이 인증이나 본인 확인 절차는 없습니다.

프로필에 미성년자임을 알리는 내용을 적고 가입을 마쳤더니 곧바로 ′조건만남′, 즉 성매매를 제안하는 메시지가 연달아 옵니다.

단 몇 분만에 메시지가 화면을 가득 채웠고, 화면을 내려도 끝이 없습니다.

어플에 가입한 지 약 1시간 만에, 이렇게 조건만남을 찾는 메시지 100여 통이 쌓였습니다.

′용돈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묻거나, ′영상을 보내주면 돈을 많이 주겠다′고 합니다.

″얼마냐″고 물었더니 ′100만 원 이상 줄 수 있다′는 답이 돌아옵니다.

이들 중 일부는 미성년자라는 말에도 성매매를 요구했습니다.

미성년자라고 밝혔지만 오히려 ″좋다″며 나이를 묻습니다.

″중3이냐″, ″차로 금방 간다″, ″어린 분이 보고 싶다″며 더 노골적입니다.

해서는 안 될 거래를 하려는 사람들과, 그 거래에 판을 깔아주는 플랫폼 업체들이 이번 사건의 진짜 가해자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이수정/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가장 큰 가해자는 어쩌면 랜덤 채팅 어플리케이션이고, 어쩌면 이 여자 아이들의 성을 사는 사람들, 성을 매매하는 성인들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을지도 몰라요.″

실제로 아동-청소년 성매수 범죄의 90% 이상이 앱이나 SNS를 통해 이뤄지고 있습니다.

당국이 제재에 나서도 소용이 없습니다.

취재진이 가입한 앱에는 이런 공지가 떠 있습니다.

″현재 앱은 곧 폐쇄될 예정″이라며 새로운 앱을 설치하라고 안내하면서, 현재 앱의 아이디로 이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앱이 폐쇄되더라도 계속해서 제2, 제3의 앱을 만들어 이용자들을 모으고 있는 겁니다.

채팅업체들이 성매매처벌법을 위반해 시정조치 요구를 받은 건수는 작년 한 해만 6천6백 건이 넘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규제를 비웃듯, 청소년들을 노리는 채팅앱은 지금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이종혁 / 영상편집: 고무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