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있는데 건물이 무너져내렸어요"‥아프간 지진 사망자만 1천여명

입력 | 2022-06-23 20:20   수정 | 2022-06-23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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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아프가니스탄에서 발생한 20여년만의 최악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천명을 넘었습니다.

한밤중에 자고 있다가 갑자기 무너져 내린 건물에 묻힌 주민들이 많았는데 구조가 어려운 곳이 많아 희생자 수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박소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흙과 벽돌로 지어진 집들이 모래성처럼 완전히 무너져 내렸습니다.

잔해에 깔린 사람들을 구해보려 하지만 마땅한 장비가 없어 맨손으로 돌무더기를 집어낼 뿐입니다.

현지시간으로 어제 새벽 1시 반쯤, 아프간 남동부 파키스탄 국경 근처의 파크티가 주에서 규모 5.9의 강진이 발생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1천여 명.

부상자는 1천 6백 명을 넘었습니다.

진원의 깊이가 10km에 불과했던데다 주민들이 자고 있던 새벽에 발생해 피해가 더 컸습니다.

[파티마 지역주민]
″지진이 발생한 것은 자정쯤이었어요. 아이들과 저는 비명을 질렀습니다″

무너진 집만 최소 2천 채.

시신들은 담요 한 장에 덮인 채 방치됐고, 부모를 모두 잃은 아이는 잔해만 남은 집 앞에서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앉아 있습니다.

살아남은 주민들은 쏟아져 나온 시신에 대규모 무덤을 만들었고, 부상자를 나를 수 있는 건 헬기 뿐이지만 턱없이 부족합니다.

[주민]
″모든 지원이 다 필요합니다. 병원도, 피난처도 없고습니다. 텐트도 필요하고, 식량지원도 시급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모든 걸 잃었습니다.″

피해가 집중된 산간 지역에는 아직 구조의 손길이 닿지 않고 있어 사상자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로레타 히버 지라르데/유엔 재난위험경감사무국]
″재난 지역 접근이 너무 힘들어 인도주의적 활동을 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해지역에 도착하는 자체가) 큰 도전입니다.″

지난 2002년 규모 6.1 지진으로 천여명이 숨진 뒤, 20년 만에 또 다시 최악의 지진 피해를 겪게 된 아프가니스탄.

유엔과 EU, WHO 등 국제기구들이 지원에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을 위해 100만 달러를 긴급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박소희입니다.

영상편집 :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