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허현호

"무너지고, 침수되고‥"‥야간 폭우에 잠 못 이룬 농촌 마을

입력 | 2022-08-16 20:17   수정 | 2022-08-16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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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주에 이어 어제 또다시 밤사이 폭우가 쏟아진 전북지역에선, 비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수확을 앞둔 사과들이 떨어졌고, 돌풍에 지붕이 날아가기도 했습니다.

허현호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새벽 시간 폭우와 함께 초속 8미터의 돌풍이 몰아쳤습니다.

마을에 있는 낡은 주택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집 주변에 널려 있는 지붕 잔해를 보며, 85살 할머니는 앞으로가 막막합니다.

[배정임/피해 주민]
″우당탕하길래, 이게 뭔 소리인지 나가봤어요. 그랬더니 뒤꼍이 이렇게 싹 어그러져 버렸더라고…살 수가 없는 게, 이 지경이 되니까 내가 어떻게 살겠소.″

돌풍으로 지붕이 날아간 집이 이 마을에만 5채, 부러진 나무 뼈대가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피해 주민들이 대피해 있는 마을회관입니다.

이곳도 마찬가지로 지붕이 날아갔고, 구조물들이 떨어져 나가 안전사고 위험성이 커 보입니다.

침수 피해도 잇따랐습니다.

물에 잠긴 사과밭 한가운데로,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며 콸콸 쏟아져 내려옵니다.

과수원 고랑마다 흙탕물이 들어찼고 수확을 일주일도 남기지 않은 추석 제수용 사과가 바닥에 나뒹굽니다.

6년 동안 기른 사과나무를 어떻게든 살리려 물길을 내 보지만 무릎까지 빠질 정도여서 수습이 쉽지 않습니다.

[양정규/피해 농민]
″그 이후에는 어떡합니까. 내버려 두면 뿌리가 썩어요. 지금 (사과) 딸 때 아닙니까. 이제 추석인데, 심란하죠. 마음이.″

시간당 60mm의 집중호우가 쏟아진 전북 완주의 한 주택은 앞마당은 물론 집 안까지 온통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이 집에 홀로 살던 86살 할머니는 잠든 사이 불어난 물에 대피도 못한 채 소방대원이 올 때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할머니 가족]
″어머니가 나오려고 하니까 물이 다 차서 문도 안 열리더래요. 저 밖에 물이 딱 차있으니까…침대 위에 올라가서 계시라고 그랬어요.″

이 밖에도 물에 잠긴 도로에서 차량에 갇힌 1명이 구조되고, 가로수가 쓰러지는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불과 며칠 사이 다시 내린 폭우에 전북지역 농촌 주민들은 불안한 밤을 보내야 했습니다.

MBC뉴스 허현호입니다.

영상취재: 진성민(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