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홍신영

'나쁜 임대인' 명단도 비공개, 국가는 뭐 했나?

입력 | 2022-08-30 20:20   수정 | 2022-08-30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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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전세사기 문제를 취재한 경제팀 홍신영 기자에게 몇 가지 더 물어보겠습니다.

홍 기자, 떼인 전세금 7천2백억 원 중에 14%, 1천억 원 정도만 지금까지 돌려받았다.

주택도시 보증공사가 너무 소극적이라는 느낌이 드네요.

′나쁜 임대인′ 명단이라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거 아닌가요?

왜 공개 안 하는 겁니까?

◀ 기자 ▶

개인정보 보호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합니다.

공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보증공사가 명단만 공개했다면, 그 명단에 있는 ′나쁜 임대인′과 전세계약을 할 사람은 없겠죠.

국회에는 ′나쁜 임대인′을 공개하는 법안이 발의됐는데, 상임위도 제대로 안 열리고 있어서 논의가 안 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입수한 ′나쁜 임대인′ 명단 203명은 모두 비실명이었지만, 취재를 통해 최소 20명의 실명을 확인했습니다.

MBC는 실명을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 법률 검토를 할 계획입니다.

◀ 앵커 ▶

전세 사기꾼들이 천 채가 넘는 빌라들을 싹쓸이해서 사기치는 동안, 정부는 대체 뭘 하고 있었나, 답답합니다.

이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까?

◀ 기자 ▶

막을 방법이 있습니다.

이번에 저희 취재를 도와준 곳이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빅밸류라는 곳인데요.

이 업체가 전세사기 거래의 특징을 이용해 사기꾼을 식별해내는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모두 50명을 찾아냈는데, 보증공사의 ′나쁜 임대인′ 상위 15위 명단과 한 명만 빼고 모두 겹칩니다.

정확도가 높다는 뜻입니다.

여기에 사용한 데이터는 이미 모두 공개된 공공데이터들입니다.

정부가 의지만 있다면, 이런 사기가 판치기 전에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었다는 뜻입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의 태도도 문제입니다.

보증공사의 보증규모가 200조원이 훨씬 넘으니까, 1~2조원 떼이는 게 큰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서민들의 피해를 예방하고,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측면에서, 더 철저히 관리하고 회수하려는 의지가 아쉽습니다.

◀ 앵커 ▶

홍신영 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