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민형

스물 여섯 박지완 씨의 그날‥무리한 '복구 지시' 있었다

입력 | 2022-09-15 20:40   수정 | 2022-09-15 2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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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경기도 용인에서 산사태 복구를 하던 20대 굴착기 기사가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어제 전해 드렸죠.

MBC는 유족들의 동의를 얻어서, 이 굴착기 기사의 이름과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숨진 기사는 스물여섯 살 박지완 씨인데요.

현장 책임자들이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무리한 작업을 지시받고 일을 하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민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경기도 용인의 야산에서 소형 굴착기로 산사태 복구를 하다 숨진 박지완 씨의 발인식.

′취업도 했으니 12월 엄마 생일에 선물을 사주겠다′던 약속을 지완 씨는 지킬 수 없었습니다.

아들의 영정 사진을 붙든 어머니는 몸을 가누지 못했습니다.

[박 씨 어머니]
″엄마는 어떡하라고‥″

중소 중장비업체 직원이었던 박 씨는 산사태 복구를 맡은 도급업체의 제안을 받고 근로계약서도 작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 나왔습니다.

도급업체 측은 안전모와 조끼를 지급했고 안전교육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작업반장]
″지완아 여기 안전하게 해야 되니까, 세 명이서, 안전하게 일을 해라 그렇게 얘기했어요.″
(굴착기 쓸 때 사다리 건너가지 말라든가, 오르막길에서 위험하게 작업하지 말라든가)
″그런 건 없어요.″

지완 씨가 실질적인 안전교육을 받았다는 증명 서류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박 씨 소속업체 관계자]
″(사고 직후) 제가 도착해서 안전교육 진행했냐고 물어봤더니 했대요. 그럼 지완이 서명 들어간 서류 보여줘라 했더니 내일 준대요. 근데 지완이는 이미 사망했고‥″

지완 씨가 소형 굴착기로는 갈 수 없는 산비탈에 사다리를 놓고 이동하려 했던 이유도 드러났습니다.

사고 현장입니다.

숨진 굴착기 기사는 원래 이 도로공사 영업소 현관 계단으로 올라와 작업하려 했는데요.

영업소 측이 계단이 망가진다며 반대해, 결국 반대편에서 사다리를 대고 건너오려다 변을 당했습니다.

[작업반장]
″처음에는 계단을 올라가려고‥ 처음에 영업소에서 안 된다고.″

사고 당시 현장소장과 작업반장도 없었던 상황.

도로공사는 당초 작업반장이 작업 중지를 지시한 뒤 현장을 떠났고 그 이후 사고가 났다고 했지만 하루 만에 말을 바꿨습니다.

[작업반장]
″중지 지시는 없었어요. 제가 평탄 작업을 하라고 해놓고 나갔다 온 사이에 (사다리에) 올라가는 바람에, 제가 그 작업을 멈추란 이야기를 못했어요.″

파문이 확산되는 가운데 고용노동청 용인지청은 ″중대재해법 적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민형입니다.

영상취재: 위동원 / 영상편집: 정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