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윤미

[단독] 전기료도 '미수금' 도입, 상위 0.4% 사용자들에게 돈 더 받는다

입력 | 2022-09-22 20:22   수정 | 2022-09-2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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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어제 뉴스데스크에서 정부가 공공기관의 난방 온도를 18도에서 17도로 낮출 거라는 소식을 전해 드렸는데요.

오늘 또 하나의 대책이 새로 확인이 됐습니다.

상위 0.4%의 전기 많이 쓰는 사용자들에게 전기료를 더 올려 받기로 했습니다.

당장 더 받는 건 아니지만, 미수금처럼 쌓아놓은 뒤에 나중에 받아내겠다는 건데요.

김윤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기업은 삼성전자.

지난해 혼자서 18.4테라와트시의 전기를 썼는데, 화력발전소 5개의 발전량과 맞먹습니다.

2위는 SK하이닉스 9.21테라와트시, 3위는 현대제철 7.04테라와트시입니다.

우리나라 전체 전기의 절반을, 고작 0.2%의 전기 사용자들이 쓰고 있습니다.

주로 반도체, 철강, 화학 분야의 대기업 공장들입니다.

호텔, 백화점, 대형마트와 물류센터도 대표적으로 전기를 많이 쓰는 시설들입니다.

이들까지 합하면, 0.4%의 사용자가 우리나라 전기의 60%를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기 먹는 하마들이 정작 전기료는 더 싸게 내고 있습니다.

고전압 전기를 한 번에 받아 쓴다는 이유로, 일반 산업용 전기요금보다 많게는 10% 정도 할인해줍니다.

이들에게 받는 전기료는 원가의 60~70%밖에 안 됩니다.

이러니 전기 과다소비를 부추기고, 한국전력의 적자를 더 키운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정부가 이들에게 전기료를 더 올려받기로 했습니다.

[추경호/경제부총리]
″에너지 수입량 감축 등을 위한 에너지 절약 및 이용 효율화 방안도 조속히 마련·시행하겠습니다.″

쓰는 전력량에 따라 구간을 나눠, 전기료도 차등해 받기로 했습니다.

사실상 누진적 성격을 한시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당장 올린 요금을 다 받는 건 아닙니다.

올린 요금과 차액을 미수금으로 쌓아놓고, 나중에 국제 유가가 떨어지면 그때 다 받아내겠다는 겁니다.

실제로 고스란히 한전 적자로 쌓이는 전기요금과 달리, 가스요금은 미수금으로 처리하고 나중에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떨어질 때 다 받아냅니다.

하지만 에너지시민단체들은 당장 전기료를 다 받는 대신 미수금으로 처리하는 건, 소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MBC 뉴스 김윤미입니다.

영상편집: 권나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