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김아영

"치명적 실패" 3-4등급도 안 되는 카카오의 재난 대비

입력 | 2022-10-19 20:04   수정 | 2022-10-19 21:06

Your browser doesn't support HTML5 video.

◀ 앵커 ▶

사고 직후 카카오는 이중화가 다 돼 있다고 주장했지만, 사실상 아무런 소용이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카카오 스스로도 ′치명적 실패′라고 표현을 했는데요.

뒤늦게 데이터센터의 재난 대비를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아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8년 전인 2014년 삼성SDS 과천 데이터센터에 불이 났습니다.

백업 서버는 없었습니다.

직원들은 건물에서 서버를 꺼내, 수원까지 실어날랐습니다.

---

8년이 지난 지금 카카오의 재난대비 수준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카카오는 전체 서버 9만대 가운데 판교 데이터센터에 3만 2천대가 있었다며, 판교에 전적으로 의존한 건 아니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개발자 도구가 판교 한 곳에만 있었습니다.

여기 전기가 끊기자, 개발자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겁니다.

[홍은택 / 카카오 대표]
″주요 서비스 응용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중화가 돼 있는데 그걸 다루는 작업 도구가 이중화 안 됐다는 게 서비스 아키텍처(구조) 상에서 저희가 {치명적인 실패}라고 생각을 하는 거고요.″

---

데이터센터의 재해복구 대비 수준은 네 등급으로 나뉩니다.

한 곳이 완전마비돼도, 똑같은 데이터센터를 더 갖고 있어서 서비스 중단이 없는 ′미러사이트′가 1등급.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런 훈련을 1년에 한두 번씩 합니다.

비상시 백업 데이터센터를 가동해 3-4시간 안에 서비스를 복구하는 ′핫사이트′가 2등급.

네이버나 국내 은행, 증권, 카드사들이 이 수준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IT 기업들은 한참 못 미칩니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카카오는 엄밀히 말해 3-4등급으로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임종인 /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이런 재해가 일어나는 것 중에 제일 흔한 게 화재거든요. 결국은 대처 시나리오를 다 만들고 대처 시나리오에 따라서 우리가 소방 훈련을 하듯이 훈련을 다 해놨었으면 이런 일들이 안 벌어졌죠.″

카카오는 뒤늦게 안산에 짓고 있는 서버 12만대 규모의 자체 데이터센터의 재난 대비를 최고 수준으로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아영입니다.

영상편집 :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