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이덕영

투자자금 대이동 "요즘 부자들 자산의 절반은 채권으로"

입력 | 2022-10-20 20:17   수정 | 2022-10-2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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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요즘 주식 대신 채권 투자가 뜨고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주가가 폭락하면서 주식 시장에서 빠져나온 돈이 대거 채권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몇십 억 원씩 자산을 굴리는 부자들은 이미 자기 자산의 절반 정도를 채권으로 옮겨탔다고도 하는데요, 이덕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30억원 이상 돈을 굴리는 자산가들만 오는 서울 강남의 프라이빗뱅킹 센터.

작년까지 주식투자가 대세였다면, 올해부터 채권이 뜨고 있습니다.

[이OO/고액 자산가]
″제 주위는 미리 채권을 작년부터 산 친구들도 있고 되게 많고, 가면 갈수록 요새는 주식 얘기보다는 채권 얘기를 더 많이 하거든요.″

왜 채권을 할까?

[이OO/고액 자산가]
″주식을 하게 되면 매일 보게 되잖아요. 그런데 채권은 그냥 사놓고 만기까지 가거나, 아니면 제가 싸게 샀다고 하니 비쌀 때 또 팔 수가 있다고 하니 괜찮은 것 같아요.″

부자들은 자산의 절반까지 채권으로 옮기고 있습니다.

[정세호/한국투자증권 GWM센터 PB팀장]
″인기 있는 채권들 같은 경우는 순식간에 완판되는 경우들이 상당히 많고요. 최소한 내 자산의 30% 이상은 채권, 안전 자산으로 가져가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하시는 것 같고요.″

채권이 뜨는 건, 기준금리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안전한 국고채 금리는 작년 말 1%대에서 지금 4%대로 뛰었습니다.

비교적 튼튼한 대기업들 회사채 금리도 2%에서 지금 5% 이상으로 뛰었습니다.

이러니 개인 투자자들도 채권을 사들입니다.

[이경규/개인 투자자]
″불과 한 2~3년 전만 하더라도 채권이 이렇게 A등급 이상, 거의 상장회사 기준 정도 되는 회사의 채권이 5% 나오는 게 없었거든요.″

개인 투자자의 채권 매수액은 지난해 4조5천억원이었지만, 올해에는 9월까지 벌써 14조7천억원이나 됩니다.

주식과 코인에 몰렸던 돈이, 채권으로 대이동하고 있는 겁니다.

[김민호/미래에셋 마포WM 부지점장]
″매매 금액에 제한은 없는 편입니다. 1천만 원 미만, 1백만 원 단위도 충분히 가능하시고요. 요즘에는 온라인 앱을 통해서 매수하실 수도 있고.″

금리가 낮은 채권들은 값이 많이 떨어져, 나중에 시세차익을 노릴 수도 있습니다.

[김태윤/NH투자증권 PB 어드바이저]
″저금리 시대에 발행했던 표면금리가 낮은 채권은 지금 가격이 많이 하락했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가 있고요.″

심지어 한국은행 총재까지 나서서, 위험한 해외투자 대신 채권투자를 권하기도 합니다.

[이창용/한국은행 총재(지난 12일)]
″아주 쉽게 국고채라든지 정기예금이라든지 정부채권, 위험도가 거의 없는 채권에 5∼6% 수익률을 확보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채권이라고 다 안전한 건 아닙니다.

자금난을 겪는 회사들이 발행한 높은 금리의 채권을 샀다가, 만약 회사가 무너지기라도 하면 휴짓조각이 될 수도 있습니다.

MBC뉴스 이덕영입니다.

영상취재: 소정섭 영상편집: 이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