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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섭
"게임기 사려고 모았는데요"‥몰래 기부한 초등생 형제
입력 | 2022-01-05 06:32 수정 | 2022-01-05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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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난 연말 충남 공주의 한 지구대에 어린이 두 명이 백만 원 넘는 돈을 두고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이들은 형제 사이로, 게임기를 사려고 2년 동안 모은 돈을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싶다며 기부했습니다.
이승섭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새해를 이틀 앞두고 함박눈이 쏟아지던 날.
어린이 두 명이 무언가가 담긴 가방을 나눠 들고 한 지구대 근처로 다가옵니다.
이들은 지구대 문을 슬쩍 열어보더니 문 앞에 가방을 두고, 폴짝폴짝 뛰어서 되돌아갑니다.
경찰관들이 나와 아이들을 찾아보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습니다.
[윤여선/공주경찰서 금학지구대 순경]
″저는 문을 열어주려고 밖으로 나가고 있었는데, 학생들이 그 물건을 밖에 두고 그냥 가버리더라고요.″
두고 간 가방에는 1백만 8천3백40원이 든 저금통 3개와 손 편지 두 장이 들어있었습니다.
편지에는 게임기를 사려고 모은 용돈인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어 기부한다고적혀 있었습니다.
저금통에 적힌 이름을 단서로 수소문한 결과 저금통을 두고간 아이들은 가까운 초등학교에 다니는 형제로 밝혀졌습니다.
2년 동안 모은 용돈을 널리 알리지 않고 좋은 곳에 쓰고 싶다며 경찰서를 찾은 겁니다.
[오근국/초등학생 형제 아버지]
″꼭 표시 내는 것보다는 그냥 좋은 일 하는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놓고 얼른 오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라고 했죠.″
충남 보령의 한 행정복지센터에 익명의 독지가가 26만 원이 든 저금통 여러 개를 두고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정회영/충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소액이라 하더라도 생활 속 나눔 문화를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기부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고, 이들 형제에게 경찰서장 표창을 수여하기로 했습니다.
MBC뉴스 이승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