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지인

블랙박스로 보니 8분 만에 잠겼다

입력 | 2022-09-08 06:07   수정 | 2022-09-08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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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하주차장에 물이 들어차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8분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촬영된 영상과 주민들의 증언을 중심으로,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김지인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 리포트 ▶

사고가 발생한 아파트 단지.

주차장에 내려갔다가, 쏟아진 빗물에 차 빼기를 포기한 주민이 걸어서 주차장 출입로를 올라갑니다.

경사로에 엉거주춤 멈춰선 차들이 움직이지 못하고 서 있습니다.

주차장 안쪽으로도 차량이 줄지어 있습니다.

[이경옥/아파트 주민]
″방송 듣고 내려갔을 때는 이미 무릎까지 찬 상황이었고, 계단에서 물이 막 쏟아지고 있었거든요.″

당시 상황은 블랙박스 화면으로도 확인됐습니다

차량을 옮기라는 안내방송 직후, 차들이 엉금엉금 나오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이 때부터 약 8분간, 단 14대 만이 겨우 대피할 수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5층에서 촬영된 영상을 보면 지상인데도 차량 대부분이 번호판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물에 잠겼고, 허리 높이로 차오른 물을 헤치며 걸어가는 주민의 모습이 잡혔습니다.

한 시간쯤 더 지나자 지상 주차장은 거의 물에 잠겨, 어디가 하천이고 어디가 주차장인지 구별이 힘들 정도입니다.

차량을 빼러 지하에 내려갔던 주민들이 갇힌 뒤였습니다.

하루하고도 반나절이 지나서야 주차장 안으로 들어가 볼 수 있었습니다.

여전히 무릎 높이까지 물이 차 있습니다.

핸들만 겨우 돌린 것 같은 차량을 비롯해 흙탕물을 뒤집어 쓴 차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습니다.

차량 내부에도 여전히 물이 들어차 있고, 천장 쪽 배관과 CCTV에서까지 흙탕물의 흔적이 확인됐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이 아파트 단지에서 약 9백미터 떨어진 또 다른 아파트 지하주차장에도 물이 폭포처럼 쏟아졌습니다.

이 두 곳 아파트에서만 8명이 숨졌고 기적적으로 2명이 구조됐습니다.

MBC뉴스 김지인입니다.